'MBC 100분 토론' 캡처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경찰이 영화 제작진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는가 하면, 지난 13일에는 유명 토론 프로그램인 MBC '100분 토론'에서 관련 쟁점을 다루며 논의를 심화시켰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100분 토론'은 '암살자(들) 논란, 영화 속 역사 어디까지?'란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에는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 전찬일 영화평론가,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네 명의 패널은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허구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영화가 검증되지 않은 역사적 의혹을 제기할 때 창작자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정치권이 역사 왜곡을 이유로 영화 제작자에게 해명을 요구하거나 상영 중단을 요청하는 것이 정당한지' 등을 주요 쟁점으로 치열한 논의를 펼쳤다.
노종면 의원은 "왜 문화를 자꾸 정치의 논법으로 건드리느냐"며 영화의 사실관계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것을 이유로 감독을 국정감사에 부르고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윤용근 의원은 "영화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에 출연한 배우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한다던가 그 배우가 출연한 광고 상품을 불매 운동하는 것은 비판의 질이 굉장히 낮은 것이다, 그래서도 안 된다"면서도 '건국전쟁' 당시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영화에 대해 다양한 논평을 내놓았듯이 정치권에서 '암살자(들)'의 내용과 관련해 논평을 내놓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윤 의원은 영화가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인 만큼 역사적 배경지식이 부족한 어린 관객이 허구를 사실로 오인할 위험이 있는 점, 왜곡된 내용이 유족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역사 왜곡과 관련해 영화 제작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영화계와 역사학계, 양쪽을 대표하는 두 패널은 각자의 영역에서 바라보는 '암살자(들)' 관련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전찬일 평론가는 영화의 해석이 관객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영화제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하신 것('암살자(들)'의 개막작 철회 요구 서한을 보낸 것)은 국가 망신이다, 영화제의 성격을 알면 그걸 받아들이는 영화제는 없다, 러시아나 중국의 영화제라면 모르겠다, 이 기사가 버라이어티지 같은 곳, 미국의 최대 영화지에 상세히 소개되면서 한국의 문화적 성취, K민주주의의 성취가 수십 년 후퇴될 수 있고, 후퇴되고 있다(고 표현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암살자(들)' 포스터
심용환 소장은 '암살자(들)'을 두고 "20년째 반복되는 근거가 박약한 음모론의 재탕"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영화 속 오류를 검증하는 것은 역사학자의 몫임을 강조하며 "(육영수 여사 암살 사건 관련) 국정원 쪽 문서를 공개해 주면 우리 같은 전문가들이 밝혀내고 '아, 이건 정말 잘못 만들었다 영화가' 이런 식으로 가는 게 선순환이다, 갑자기 (영화를) '보면 안 된다'로 가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고 영화계와 역사학계, 정치계의 영역을 구분 지었다.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은 영화의 개봉 이래 4주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야당 정치인들의 중심으로 실제 사건에 상상을 가미해 만든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 영화라는 주장이 불거졌다. 영화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종결된 육영수 여사의 저격 사건을 둘러싼 의문점들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영화의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3일 '암사자(들)' 영화감독, 작가, 제작자 등 제작진을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논란과 별개로 '암살자(들)'은 지난 12일 개봉 20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eujenej@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