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김현주 분)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심리 스릴러다. 일찍이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으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주는 "사실 배우 입장에서는 선택할 때 작품이 극장용인지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었고, 들어오는 작품에 성실히 임해왔을 뿐"이라면서도 "막상 진짜 오랜만에 극장 개봉을 앞두고 보니 '왜 그동안 영화계에서는 나를 안 불렀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위트 있는 소회를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옥', '정이'에 이어 연상호 감독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김현주는 이번 작품을 단 14회차라는 이례적으로 압축적인 스케줄 속에서 완성해 냈다. 김현주는 "시나리오를 읽고 인물이 가진 결핍과 서사에 끌렸다. '지옥'과 '정이'에서 봤던 친한 스태프들이 그대로 함께 하더라. 그때만큼 대규모 스태프들은 아니었지만 익숙한 얼굴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일당백으로 임하며 날것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던 최적의 시스템이었다"고 돌이켜봤다.
연상호 감독과의 현장에 대한 깊은 신뢰도 전했다. 김현주는 "작품의 색은 무겁지만 현장은 절대 무겁지 않다. 가벼운 농담만 던지는 게 아니라 매우 똑똑한 분이고, 그 바탕에서 나오는 유머라 늘 재미있다"라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배우를 신뢰하고 있다는 게 온몸으로 느껴지게 해준다. 그걸 티 내지 않고 멋있게 해주는 연출자"라고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영화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연상호 감독, 배현성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찍은 쇼츠가 많이 화제가 되었고 이 쇼츠에서 연상호 감독이 경호원 같은 제스추어를 해 웃음을 안겼다. 김현주는 이런 연 감독의 전방위 홍보 활동을 언급하며 "감독님이 쇼츠도 열심히 찍으시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배우 입장에서 기운이 조금 빠질 정도로 열정적이시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크시기에 에너지를 끌어 쓰시는 거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김현주는 "오랜만에 영화를 하니 예전과 다르긴 하더라. 예전에는 배우는 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연기가 끝난 뒤에 하는 일이 많기도 하고 힘들더라. 무대 인사때도 소통을 해야 하는데,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요청하는 것도 엄청 많더라. 저게 뭐지 싶으면 다 유행이라고 하던데 요즘 왜 이렇게 유행이 많나. 유행을 못 따라가는 저도 재미있고 벌어지는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 오랜 팬들이 찾아와서 뭘 해 달라고 하는데 내가 힘들어도 해주려 한다. 나름 하다 보니까 재미있더라."라며 최근 무대 인사에서 팬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호통치는 영상의 비하인드도 전했다.
해외 영화제 참석에 대한 생생한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과거 '지옥'으로 찾은 적이 있지만, 토론토국제영화제 방문은 처음이었던 김현주는 "혼자였다면 부담이었을 텐데 경험이 많은 연상호 감독과 함께라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특히 현지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한국 특유의 신파나 과잉 감정으로 받아들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감정이 매우 절제되어 있어 깊은 여운을 준다'는 평가가 나와 의외였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 취재진과 팬들의 뜨거운 반응도 소개했다. 김현주는 "해외 현지 팬들이 호텔 앞에서 연상호 감독을 향해 '연쌍호~'라고 부르며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감독님의 해외에서의 명성을 실감했다. 취재진도 배우에 대한 질문보다는 작품 자체와 연출에 대한 관심이 높고 질문이 심오했다"라며 "근데 어떤 팬에게 사인을 해주니 '웨얼 아 유 프롬(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어봤다더라. 누군지도 모르고 일단 사인부터 받은 사람도 있었던 것"이라고 웃픈 못할 에피소드를 전했다.
어느덧 데뷔 30년 차를 맞이한 김현주는 "연상호 감독님은 내가 생각지 못한 내 안의 다른 모습을 일깨워주고 끌어당겨 주는 고마운 존재다. 앞으로도 그런 도전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상호 감독과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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