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실장' 정석권 "원래 개그맨이 꿈…'무도'서 마지막 도전 "[N인터뷰]①

연예

뉴스1,

2026년 October 16일, PM 02:15

정석권(왼쪽), 최종훈 / 사진제공=본인

MBC '무한도전' 속 박명수의 매니저였던 정석권 정실장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정준하의 매니저였던 배우 최종훈이 유튜브 '하와수'를 통해 오랜만에 재회했다. 특히 최근 및 지난 5월 유튜브 채널 '하와수' 영상에서는 박명수, 정준하, 정석권 대표, 최종훈이 16년 만에 다시 뭉친 모습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네 사람은 '무한도전' 속 출연자와 매니저 관계로 만나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왔고, 이제는 각자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뉴스1은 '정실장' 정석권 대표와 '최코디' 최종훈을 만나 긴 시간 이어온 인연 및 '무한도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매니저를 그만둔 후 배우 생활을 이어오다 잠시 휴지기를 가졌지만, 이제는 다시 정석권 대표를 만나 연기의 꿈을 키우게 됐다는 최종훈의 모습 속에서는 열정이 가득했다. 또한 여전히 매니지먼트 일을 하면서 최근에는 걸그룹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정석권 대표의 모습 속에서도 여전히 '무한도전'에서 보여줬던 유쾌함과 열정 가득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무한도전'으로 시작해 이제는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정석권 대표와 최종훈의 인생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봤다.

정석권 대표 / 사진제공=본인


-두 분이 처음 인연을 맺은 지도 거의 20년이 넘었는데, 오랜 시간을 함께한 만큼 서로에 대한 추억도 많지 않나.

▶(정석권) 2006~2007년부터 함께했으니 20년이 넘었다. 그때는 제가 30대였고 종훈이는 20대였는데, 이제 저는 50대가 됐고 종훈이도 40대가 됐다. 숫자로 들으니 정말 오래됐다는 생각이 든다.

▶(최종훈)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였다. 돌이켜보면 젊은 패기로 열심히 뛰어다녔던 시절이라고 기억이 된다.

-최종훈 씨는 처음부터 정준하의 매니저로 일을 시작하려 했던 게 아니었는데.

▶(최종훈) 중·고등학생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 계속 준비했지만 시험에 떨어졌고, 군 복무를 마친 뒤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하던 중 우연히 방송국 스태프로 일하게 됐다. KBS 예능 프로그램에서 FD 일을 시작했는데,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갑자기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공포의 쿵쿵따'에서 벌칙을 주는 역할이었는데, 반응이 괜찮으니 계속 시키더라. 그때 '내가 지금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웃음) 당시 김석윤 PD가 제게 재치와 끼가 있으니 개그맨 시험을 한번 보라고 권하셨다. 그렇게 KBS 개그맨 시험에 도전했지만 떨어졌다. 실력이 부족했으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유재석 선배가 있던 회사에 들어가 신인 생활을 하다가 정준하 형을 만나게 된 거였다.

-그러다 정준하의 매니저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최종훈) 당시 정준하 형도 무명에 가까웠고, 저 역시 회사에서 뚜렷하게 하는 일이 없어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때였다. 형이 매니저가 없는데 잠깐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저도 배우가 꿈이었기 때문에 매니저 일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형이 알려주는 대로 스케줄을 챙기고는 했다. 이후에 촬영장에도 따라다니고 형의 대본을 직접 살펴보면서 현장을 배웠다. 배우로서 직접 경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촬영 현장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다. 정준하 형도 제가 매니저 업무에만 매달리기보다 연기자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 그래서 일반적인 매니저라기보다는 배우를 꿈꾸는 후배가 형을 따라다니며 현장을 배우는 것에 가까웠다.

-정석권 대표는 어떻게 연예계 매니저 일을 시작했나.

▶(정석권) 1993년에 개그맨이 되고 싶어서 김국진, 김용만 씨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김용만 씨를 통해 여러 개그맨을 소개받았고, 그 과정에서 매니저 일을 하는 친구들을 알게 됐다. 이후 개그맨 김현철 씨를 만났고, 김현철 씨가 박명수 씨를 소개해 주면서 박명수 씨의 매니저로 자리를 잡았다. 사실 저도 매니저가 되기 전부터 개그맨이 꿈이었다. '무한도전'에 나올 때도 그 꿈을 버리지 않았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언더그라운드 MC로 일하면서 진행을 배웠다. 매니저 일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늘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런 두 분의 꿈이 있었기에 '무한도전' 속 개그맨 도전 특집도 탄생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정석권) 정형돈 씨가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개그맨을 꿈꾸고 있었고, 종훈이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 했으니 두 사람의 이야기를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던 것 같다.

▶(최종훈) 저는 김태호 PD님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다. 개인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PD님이 저에게 직접 연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개그맨 시험을 한번 보자고 하시더라. 속으로는 '개그맨이 되지 못해서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다시 시험을 보라는 걸까' 싶었다. 정준하 형에게도 이야기했더니 형이 오히려 '네가 붙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했다. 매니저가 없어지기 때문이었다.(웃음) 저도 붙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떨어져야 재미있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정준하 형은 제가 개그맨보다는 연기자로 성장하기를 바랐고, 저 역시 배우의 꿈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복잡했다. 그래도 방송에서 주어진 기회인 만큼 함께 도전하게 됐다.

-개그맨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최종훈) 1차 시험에서 떨어질 줄 알았다. 짧은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했는데,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 석권이 형이 갖고 있던 개인기와 제가 준비한 아이디어를 합쳐서 어떻게든 무대를 꾸몄다. 그런데 1차에 합격했다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 2차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당일에도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았다. 결국 의상팀에 부탁해 쫄쫄이 의상 두 벌을 빌렸다. 석권이 형에게 일단 입어보라고 했더니 보기만 해도 웃겼다. 하지만 의상만으로 웃기면 안 될 것 같아서 올림픽을 소재로 체조와 역도 등을 보여주는 개그를 했다. 형은 스케치북을 들고 있고 저는 앞에서 몸으로 표현하는 식이었다. 저도 형도 준비가 부족했지만 어떻게든 무대를 마쳤다.

마지막에 개그맨이 되면 열심히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석권이 형이 진심으로 꿈을 이루고 싶어 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형이 시험을 마치고 울었다. 그때 형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절실했을지 알 것 같다.

-정석권 대표는 당시 시험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가 무엇이었나.

▶(정석권)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제가 개그맨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셨다. 늘 꾸미고 MC 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언더그라운드에서 진행을 맡아 돈을 벌어오기도 했다. 어머니에게도 제가 개그맨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당시 저는 30대였고 종훈이는 20대였다. 종훈이는 앞으로 다시 도전할 시간이 있었지만, 저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안 되면 개그맨의 꿈을 접고 매니저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이었다. 그때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

<【N인터뷰】 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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