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카다 코지 감독(사진=부산국제영화제)
후카다 감독은 장편 영화 ‘하모니움’(2016)으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옆얼굴’(2019)로 제72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러브 라이프’(2022)로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연애재판’(2025)은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칸 프리미어 부문에, 신작 ‘나기 노트’(2026)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그는 부국제가 관객과 직접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국제영화제와 차별화된다고 봤다. 후카다 감독은 “칸국제영화제는 영화 종사자와 관계자, 저널리스트가 주로 찾는 특수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있다”며 “반면 부산에서는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후 관객과의 대화(GV)를 가야한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칸을 비롯한 세계 3대 영화제에서는 GV를 하지 않는다”며 “부산은 아시아의 열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영화제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후카다 감독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에 초청된 ‘나기 노트’로 관객과 만났다. ‘나기 노트’는 일본 오카야마현의 작은 마을 나기를 배경으로 고독과 가족제도, 가부장제의 흔적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나기라는 공간을 발견한 뒤 실제 지역을 취재하고 역사를 조사하는 과정을 거쳐 영화가 완성되기까지는 약 10년이 걸렸다.
영화 '나기 노트' 스틸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후카다 감독은 “지역사회의 삶은 낯선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나기를 찾아 취재하고 지역의 역사와 생활상을 조사했다. 그게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약 10년이 걸린 이유”라고 설명했다.
후카다 감독은 나기에서 발견한 지역사회의 특성이 인물과 주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도쿄에 비해 교통수단과 직업 선택지가 제한된 지역에서는 가업을 잇거나 농업에 종사하는 삶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방식이 어떻게 드러나거나 감춰지는지에 주목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만나기 어려웠던 경험은 영화의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후카다 감독은 “나기는 인구가 5000명 정도인데 성소수자가 없을 리 없지만 만날 수 없었다. 취재 과정에서도 화두에 오르지 않았다”며 “그분들이 투명화돼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나기뿐 아니라 일본 대부분의 지역에서 그렇다. 사회가 그분들을 투명한 존재로 만들어버렸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을 투명화하지 않고 당연한 존재로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가부장제 역시 영화의 주요한 축이다. 후카다 감독은 가부장제에 맞서는 인물을 그리기 위해 혼자 살아가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했고, 미술관에서 시작된 영화인 만큼 예술가라는 직업도 설정했다고 밝혔다. 요리코와 유리는 결혼과 가족이라는 틀에서 비껴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후카다 감독은 “관객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특정한 메시지나 테마를 전하려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그려낼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인물들이 가부장제와 가족제도의 틀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을 두고도 “공감할 것인지는 관객의 몫”이라며 “가부장제와 가족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중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