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카다 코지 "일본, 한국처럼 체계적 지원 없어…공동제작 많아져야"[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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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9일, AM 08:29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문화 지원의 본질은 상업성이 낮은 작품들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지원하면서 합작 영화를 만드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후카다 코지 감독이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나기 노트’ 포토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EPA/TERESA SUAREZ/연합뉴스)
후카다 코지 감독이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나기 노트’ 포토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EPA/TERESA SUAREZ/연합뉴스)
후카다 코지 감독이 지난 8일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후카다 감독은 일본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꾸준히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다. 장편 영화 ‘하모니움’(2016)으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고, ‘옆얼굴’(2019)은 제72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러브 라이프’(2022)는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연애재판’(2025)이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칸 프리미어 부문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신작 ‘나기 노트’(2026)도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됐다.

이런 후카다 감독이 한국 제작진과 손잡고 한일 공동제작 영화 ‘다행이다.’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2026년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사업 추가예산 선정작 16편 가운데 하나로, 순제작비 20억~30억원 구간인 A그룹에 포함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산하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이 운영하는 아시아영화펀드(ACF)의 공동제작지원펀드에서도 6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다행이다’는 후카다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과 공동제작하는 작품으로, 현재 각본을 준비 중이다. 그는 “영화 ‘러브 라이프’가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작품을 본 프로듀서가 함께 작업하자고 제안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공동제작의 의미는 흥행과 수익에만 있지 않다. 후카다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표현에 대해 고민하고, 어떤 모티브와 마주하면서 이 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게 표현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서 한국의 문화, 한국, 한국 사람에 대해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카다 코지 감독과 배우 이시바시 시즈카, 마츠 다카코가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나기 노트’(Quelques jours a Nagi) 상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후카다 코지 감독과 배우 이시바시 시즈카, 마츠 다카코가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나기 노트’(Quelques jours a Nagi) 상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후카다 감독은 한국의 체계적인 영화 지원 시스템에 주목하며, 국가 간 협업이 작가성 강한 작품을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는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처럼 영화산업을 총괄하는 기관이 없다”며 “문화청이나 경제산업성, 관련 펀드 등이 제각각 지원하다 보니 한국처럼 체계적인 지원이 어렵다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후카다 감독은 “일본에서 영화산업을 가장 크게 지원하는 곳은 경제산업성인데 여기서 ‘IP360’이라는 지원 제도를 발표했다. 8억엔 규모 이상의 영화만 지원하는 제도”라며 “작가성이 강한 중저예산 영화들은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문화 지원의 본질은 상업성이 낮은 작품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한일 공동제작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를 바랐다. 후카다 감독은 “유럽은 같이 영화를 만드는 활동이 굉장히 활발하고, 작가성이 굉장히 강한 작품도 만들어낸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에는 아직 이런 관계가 약한 것 같다.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지원하면서 합작 영화를 만드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후카다 감독은 봉준호·이창동·홍상수 감독을 좋아하는 한국 감독으로 꼽았다. 2005년부터 한국영화를 꾸준히 봐왔다는 그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처음 봤을 때를 떠올리며 “한국영화가 이렇게 발전했구나 싶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작품으로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를 꼽았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대해선 “매번 자극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후카다 감독은 “송강호 배우와 꼭 한 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후카다 감독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신작 ‘나기 노트’가 아이콘 섹션에 초청되면서 부산을 찾았다. 일본 오카야마현의 작은 마을 나기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고독과 가족제도, 가부장제의 흔적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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