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의 국어 교사 맹보람(이선빈)에게 어느 날 한 통의 비밀스러운 공문이 도착한다. “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으로 위촉되었습니다.” 가문의 영광. 벅찬 마음으로 수능 출제 캠프에 도착한 순간, 행정 착오로 밝혀지지만 이미 휴대폰은 반납했고 방문은 잠겼다.
명문대 국어교육과 출신, 나름의 야망을 품고 사는 국어과 위원장 문주열(유재명). 문주열과 외모 빼고 모든 스펙에서 라이벌인 검토 위원장 박경태(김영민). 문주열의 오른팔, 평가원 직원 기준수(전석호). 그리고 하나같이 자부심 넘치는 나머지 위원들까지.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단 하나. “문제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 그런데 어느 날 맹보람이 검토하던 지문 하나에서 이상한 낌새를 발견한다. “국어가 1교시잖아요. 시작부터 이러면 올해 불수능 확정이에요.” 대한민국의 2급 국가기밀이라는 수능과 관련된 비밀이 이제 하나씩 공개된다.
▶ 비포스크리닝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각본을 맡아 교육 소재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을 보여준 이용재 작가가 연출 데뷔작으로 '수능, 출제의 비밀'을 선보인다. 이용재 감독의 전작에는 '해치지않아'도 있는데, 감독이 어떤 결의 작품을 하는지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에는 이선빈, 유재명, 김영민, 전석호, 김경민, 이진희, 황보라, 정수영, 이중옥, 류경환 등 명품 주조연들이 참여해 앙상블을 선보인다.
'수능, 출제의 비밀'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관객을 만난 바 있다.
▶ 애프터스크리닝
수능 문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들어본 적이 있다. 출제위원들을 감금시키고 합숙하며 문제를 만든다고. 그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영화를 봤더니, 2급 국가기밀의 작전은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더라.
과목별 몇십 명의 교수와 교사가 참여, 철저한 소지품 검사부터 인터넷과 통신의 전면 차단, 쓰레기조차 엄격한 통제를 받게 되는 보안 등 도입부의 설명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능 문제가 출제되는구나 신기한 건 잠시, 이내 문제를 내는 데 교수와 교사는 어떤 역할의 차이가 있는지, 국어 시험의 지문은 누가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는 사뭇 진지해진다.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저마다의 에피소드가 하나씩만 나와도 이야기는 우당탕탕 좌충우돌이다. 이런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연거푸 웃음을 안기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한정된 공간에서의 이야기이기에 단조롭기도 하다.
수능 시험 출제 과정대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중간에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모든 코미디가 그러하듯 이 영화도 취향을 많이 탄다. 이런 코미디가 취향이면 저격당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몹시 지루할 듯.
"문제 없는 문제"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문제 없는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처럼 보인다. 모범적인 메시지를 가진 영화면서 수능 문제 출제의 비밀을 최초 공개한다는 점은 매력이다.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은 대한민국 2급 국가기밀인 ‘수능 출제’를 위해 40일간 봉인되는 출제 본부에 얼떨결에 합류하게 된 지방 소도시 국어 교사 맹보람이 오탈자도 시비도 없는 "문제없는 문제"를 만들어내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미션 코미디로 10월 28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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