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스타디움 팬미팅.(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1위는 그룹 세븐틴이었다. 해당 기간 9739만 달러(약 1298억 원)의 공연 매출을 올리고 티켓 66만여 장을 판매했다. 트와이스가 7618만 달러(약 1015억 원)로 2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5304만 달러(약 707억 원)로 3위, 방탄소년단(BTS)이 4907만 달러(약 654억 원)로 4위를 차지했다. 블랙핑크와 엔하이픈도 각각 8위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K팝 공연이 특정 국가나 일부 팬덤에 의존하는 수준을 넘어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티켓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븐틴은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네 차례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일본의 주요 돔 공연장과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도 대형 공연을 이어갔다. 스타디움급 공연을 여러 국가에서 소화할 수 있을 만큼 K팝의 관객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공연사업의 주도권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폴스타가 집계한 아시아 공연 프로모터 순위에서 하이브는 2억 4797만 달러(약 3306억 원)의 매출로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공연기업 라이브네이션의 약 2억 980만 달러(약 2797억 원)를 웃도는 규모다.
이는 국내 엔터기업이 아티스트를 해외 무대에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업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해외 투어의 상당 부분을 현지 공연기획사와 프로모터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K팝 기획사가 자체 공연사업 역량을 강화하며 산업의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특히 공연은 티켓 판매를 시작으로 현장 상품(MD), 팬클럽, 온라인 생중계 등 다양한 소비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이다. 공연을 중심으로 팬덤의 소비 접점을 넓힐수록 음반·음원 판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원을 다변화할 여지도 커진다. 아티스트의 인기가 공연 흥행으로 이어지고, 다시 기획사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시아 각국의 공연 인프라 확대도 이러한 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처럼 대규모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새로운 투어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K팝의 공연 가능 지역과 횟수도 확대되고 있다. 공연 유치가 관광과 숙박, 외식 등 지역 소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K팝은 아시아 주요 도시들이 주목하는 콘텐츠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매출 확대가 곧 수익성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 스타디움 공연일수록 무대 제작비와 운송비, 현지 인건비 등 비용 부담도 커진다. 실제 기업에 돌아가는 수익은 공연 계약과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번 집계는 K팝의 경쟁력이 어디까지 확장됐는지를 보여준다. 가요계 관계자는 “K팝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단계를 넘어 아시아 공연시장에서 직접 대규모 매출을 창출하고, 공연 기획·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K팝이 아시아 공연산업의 주요 소비 콘텐츠에서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 사업자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