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저작권 등록 기준 공백 장기화…"정직하게 신고하면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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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6:06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인공지능(AI) 활용 사실을 성실하게 신고한 창작자는 등록이 유보돼 저작권료를 받지 못하는 반면, 이를 숨기고 활동하는 이들은 저작권료를 받는 불합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2차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음저협)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2차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음저협)
김현숙 디지털지식재산연구소 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린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2차 토론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AI 활용 음악이 빠르게 늘어나고, 허위 등록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관련 기준 마련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실제 현장에서 AI 활용 음악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 등 주요 음원 차트 순위권에 오르는 AI 활용 음악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으며, 유튜브에서는 AI로 만들어진 음악으로만 구성한 플레이리스트도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AI 활용 음악의 인간 창작 기여를 인정할 신탁 등록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AI 활용 사실을 밝힌 창작자들은 신탁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저작물을 등록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음저협은 지난 8월 이른바 ‘딸깍 음원’으로 불리는 100% AI 생성물은 제외하고 인간이 작사·작곡·편곡 등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음악은 신탁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마련했으나,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에 따라 이를 철회했다. 이후 지난달 공론화를 위한 1차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현 분배구조의 지속 가능성-AI 활용 음악 확산이 저작권료·저작인접권료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제한 김 소장은 “기준이 없는 상태가 길어지면서 정직하게 신고한 사람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당장 정할 수 있는 사안과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을 구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소장은 “AI 활용 사실을 밝힌 창작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무엇을 정해야 하는지, 신탁 단체와 정부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할지, 이미 쌓인 미정산금은 어떻게 다룰지 등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박성일 음악감독은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이 이미 음악 제작 현장에 폭넓게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우려하고 있는 지점은 AI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업형 사업자가 AI 생성물을 인간 창작물로 위장해 허위 등록을 하는 기만적 행위”라며 “허위 권리 정보가 조직적이고 대규모로 유입되면 기존 창작자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 줄어들고 시장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2차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음저협)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2차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음저협)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2차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음저협)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2차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음저협)
◇“100% AI 음원 엄격히 걸러내야”

조성남 음저협 신탁국장은 향후 등록 기준 재시행 시 적용할 원칙과 허위 신고 제재 방안에 대해 밝혔다.

조 국장은 “회원의 자기신고를 원칙으로 하되 허위 신고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묻고, 정밀한 디텍션(detection·탐지)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의심되는 곡에는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되 전문가가 검증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0% AI 생성물을 허위 신고한 경우에는 분배 지급을 중단하고 최고 수위의 징계와 민·형사상 법적 책임도 단호하게 묻겠다”며 “법적 대응을 통해 관련 판례와 제재 사례를 축적하고 경각심을 높여 허위 등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히트곡 ‘존재의 이유’를 쓰고 부른 싱어송라이터 김종환은 “무분별한 AI 사용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저작물 등록 시 창작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허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음저협을 비롯해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함께하는음악저작권협회 등 6개 음악 권리자단체가 출범한 K-음악권리단체상생위원회가 주관했으며 문체부가 후원했다.

김 의원은 “AI로 인해 음악 생태계가 변화와 혼란을 동시에 겪으면서 현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어디까지를 인간 창작으로 인정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신탁 기준을 마련해 분배할 것인지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저작권 이슈는 음악 분야뿐 아니라 미술, 문학 등 타 분야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나아가 플랫폼 운영 정책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기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추후 토론회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방안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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