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M] '신성한 노동'이라는 악몽…농담과 괴담 사이 '꿀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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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2026년 October 28일, PM 12:00

'노동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는 인간의 강력한 소망은 그 대척점에 이르러선 '괴담'의 얼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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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꿀알바'(극본 경민선·연출 김다민·크리에이터 한준희)는 시급 50배부터 시작하는 '꿀알바'만을 소개하는 이상한 인력사무소를 배경으로 청년들이 악몽 같은 노동 현장에 투입되며 펼쳐지는 생계형 밥벌이 호러 시리즈다.

혁준(이재욱)과 지윤(김민하)은 이 괴이한 '꿀알바'에 뛰어들게 되는 남매를 연기했다. 취업도 안되고 가진 돈도 없어 생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회초년생 혁준. 시금의 수십 배를 준다는 제안 끝에 수락한 아르바이트는 귀신과 크리처들이 우글거리는 노동 현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표인 일이다. 지윤 역시 노동을 하다 실종된 혁준을 찾기 위해 '꿀알바'에 뛰어들면서 기이한 사건에 휘말린다.

'꿀알바'는 소위 '나폴리탄 괴담'으로 대표되는 '규칙 괴담'을 핵심 소재로 내세웠다. 일반적인 공포물이 공포 현상의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는데 서사를 할애한다면, '규칙 괴담'은 공포가 발생하는 맥락을 과감히 제거해 빈칸으로 남겨둔다. 대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와 마주했을 때 지켜야 할 규칙, 그리고 이를 어겼을 때 벌어지는 결과를 통해 공포를 구축한다. 설명되지 않는 상황이 주는 불안과 규칙을 둘러싼 추측이 이 장르의 묘미다. 영화 '8번 출구', '백룸' 등 괴담 장르의 공포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꿀알바'는 퍽 반가운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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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아르바이트, 피에로 행사, 우유 배달 등 지극히 현실적인 아르바이트 현장에 초현실적인 공포를 끼얹은 설정도 흥미롭다. 익숙한 공간과 노동이 낯선 공포의 무대로 뒤바뀌면서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평범한 일터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은 괴담 특유의 기묘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각기 다른 노동 현장이 새로운 공포를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거액의 시급이라는 달콤한 유혹이 목숨을 위협하는 대가로 돌아온다는 점 역시 '꿀알바'라는 제목의 역설을 드러낸다.

다만 '규칙 괴담'의 백미인 촘촘한 규칙 설정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인과관계의 재미는 다소 부족하다. 괴담 속 인물들의 행동에 제약을 부여하는 규칙들이 단순하거나 어설퍼, 규칙을 파악하고 위반의 결과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 '괴상하고 괴이한' 비주얼을 보여주는 것에만 천착한 나머지 정작 '규칙 괴담'의 핵심인 논리적 공포엔 결함이 있다. 규칙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공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기에 '꿀알바'는 괴담물 마니아들의 기대를 온전히 충족하기엔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공포'만 한 그릇에 담지 않아 더 특색있는 공포물이 탄생했다는 점도 강조할 수 있다. 공포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유머도 작품의 한 축이다. 기괴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반응과 곳곳에 배치된 코믹한 장면은 자칫 지나지게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에 숨통을 틔운다. 특히 최현욱, 윤경호, 조현철 등 특별출연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짧은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들은 단조롭게 반복되는 에피소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피식거리는 웃음을 유발한다. 기괴함과 우스꽝스러움이 공존하기에 더 매력이 있는 셈.

한편 '꿀알바'를 마냥 가볍게 시청할 수만은 없는 이유는 에피소드 곳곳에 현실의 노동 문제가 녹아 있어서다. 산업재해와 직장 내 갑질,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의 처지는 괴담 속 사건을 현실의 문제와 연결한다.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과도한 갑질을 일삼는 일부 의사들을 향한 비판적 시선을 보내고, 무리한 노동으로 병을 얻은 일용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등 매 에피소드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비춘다.

시급 50배라는 파격적인 보상은 현실의 청년들이 마주하는 경제적 압박을 비틀어 보여주는 장치로 비춰진다. 위험을 감수하고 레버리지 주식과 코인, 도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작품 속 '꿀알바'는 그 선택이 어렵지 않을 수 있겠다.

'꿀알바'는 넷플릭스에 오는 30일 공개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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