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는 내가 해야지”… '80세' 실베스타 스탤론, AI 회춘 제안했다 퇴짜

연예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PM 06:01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AI 람보, 어떻게 안 되겠니?”

80세가 된 실베스터 스탤론은 여전히 ‘람보’를 직접 연기하고 싶었다. 세월을 되돌릴 방법도 생각해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신의 모습을 18세 청년으로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의 선택은 달랐다. AI로 젊어진 스탤론 대신 30세 배우 노아 센티네오에게 새로운 람보 역할을 맡겼다.

현재 실베스타 스탤론(왼쪽)과 영화 '람보' 출연 당시 실베스타 스탤론.(사진=SNS·영화 스틸)
현재 실베스타 스탤론(왼쪽)과 영화 '람보' 출연 당시 실베스타 스탤론.(사진=SNS·영화 스틸)
◇40년 넘게 연기한 람보…18세 시절까지 직접?

미국 연예매체 퍼레이드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탤론은 최근 팟캐스트 ‘디 오버랩’(The Overlap)에 출연해 영화 ‘람보’의 프리퀄(전편보다 앞선 시기를 다루는 작품)에 AI 기술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연을 공개했다.

스탤론은 “인간과 AI를 절반씩 결합하고 싶었다”며 “물론 모두가 난리가 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AI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 흐름을 따라가지 않으면 짓밟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할리우드에서 AI 활용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지만 기술 발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스탤론은 1982년 영화 ‘람보’로 처음 등장한 이후 2019년 ‘람보: 라스트 워’까지 다섯 편에서 존 람보를 연기했다.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퇴역 군인의 모습으로 세계적인 액션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가 구상한 프리퀄은 익숙한 람보의 모습과 정반대에서 출발한다. 전쟁터에 가기 전에는 학교에서 인기가 많고 운동도 잘하던 평범한 청년이었지만, 베트남전에서 동료들의 죽음과 고문을 겪으며 냉혹한 전사로 변해가는 이야기다.

스탤론은 지난 15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도 AI 기술로 자신을 18세까지 젊게 만드는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주름을 지우는 수준을 넘어 젊은 시절의 자신이 전쟁을 경험하며 변해가는 과정을 직접 연기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구상은 실제 영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새 프리퀄 ‘존 람보’는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등으로 알려진 노아 센티네오를 주연으로 선택했다. 영화는 베트남전 당시 젊은 람보의 이야기를 그리며 2027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 스탤론은 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운 점은 스탤론의 젊은 시절을 그린 또 다른 영화에서도 AI 대신 실제 배우가 선택됐다는 사실이다. ‘록키’의 탄생 과정을 다룬 전기영화 ‘아이 플레이 록키’에서는 27세 배우 앤서니 이폴리토가 젊은 스탤론을 연기한다.

영화 '존 람보'에 캐스팅 된 노아 센티네오.(사진=로이터)
영화 '존 람보'에 캐스팅 된 노아 센티네오.(사진=로이터)
◇AI로 되살리는 과거…배우의 자리는 어디에

스탤론은 AI가 할리우드의 배우 활용 방식 자체를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배우들이 자신의 이미지 사용권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언젠가는 고인이 된 엘비스 프레슬리의 디지털 아바타가 수십 개 등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발언은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를 AI로 복제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할리우드가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나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2024년 자신의 동의 없이 AI로 외모와 연기를 복제할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스탤론은 배우 본인이 원한다면 AI를 통해 과거의 자신을 다시 연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AI는 이미 영화 제작에서 배우의 외모를 젊게 만들거나 과거의 인물을 재현하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배우 대신 디지털 복제본을 사용할 경우 초상권과 사용 동의, 출연료뿐 아니라 새로운 배우의 일자리 문제도 뒤따른다.

스탤론 역시 창작자들의 우려가 타당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술의 확산을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40년 넘게 람보를 연기한 배우는 AI로 자신의 젊음을 되찾고 싶어 했지만, 정작 새로운 람보는 다른 배우의 몫이 됐다.

기술이 배우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게 된 시대, 영화계는 그 역할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라는 새로운 선택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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