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韓 경제 가치 높였지만 산업 붕괴 위기…1조 규모 정부 지원 촉구"

연예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4일, PM 07:22

[이데일리 김가영 기자] “K드라마를 통해 형성된 한국에 대한 관심은 음식·화장품·패션·관광 등으로 확산하며 한류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있지만,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22년 141편에서 불과 2년 만에 약 30% 감소했다. 제작 편수의 급격한 감소는 산업 붕괴로 이어지는 경고다.”

K드라마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사진=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K드라마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사진=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송병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은 K드라마 산업 위기 극복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드라마의 위기를 이같이 진단했다.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K드라마 산업 위기 극복 공동 기자회견’에는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를 비롯해 한국방송협회,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등 드라마 제작 관련 12개 단체가 참석했다.

이날 송 회장은 드라마 산업의 위기를 강조하며 정부에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 회복을 국가의 정책 목표로 설정할 것 △1조 원 규모의 중장기 K-드라마 투자·지원체계 구축을 적극 검토할 것 △정부와 국회는 드라마 제작 산업의 위기를 국가적 정책과제로 인식하고 종합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드라마의 제작 편수를 2022년 141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하는데 이를 가정했을 때 연간 40편의 드라마가 더 제작되어야 하고, 회당 제작비 8억 원의 12부작 드라마를 계산했을 때 한 작품당 필요한 제작비는 약 100억 원, 이를 40편, 5년으로 계산했을 때 5년 간 필요한 지원금이 1조 원이라고 본 것이다.

협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22년 141편에서 불과 2년 만에 약 30% 감소했다. 협회는 이에 대해 “거대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제작 방식으로 인한 제작비 상승, 기존 레거시 방송사의 투자 및 편성 여력 축소, 제작사의 지식재산권과 후속 수익 확보의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제작이 줄면 일자리와 창작 기회가 사라지고, 숙련된 인력과 제작 조직의 이탈은 다시 산업 전체의 제작 역량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도 경고했다.

송 회장은 “드라마 100편이 있다면, 1편의 성공한 드라마 보다 나머지 99편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 작품들이 인재를 끌어모으고 일자리를 보장해 주고 다양한 창작력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연간 편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송영웅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이사장은 “24년 협회의 총 징수액이 약 470억 정도였는데 25년도 무려 130억 원이 줄었다”며 “제작 편수가 줄고 제작비가 줄면서 출연 인원도 더 줄어들게 됐다. 이 부분을 정부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복원을 시켜서 우리 미디어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지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도 짚었다.

단체는 작품의 성과가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짚었다. 제작사는 기획과 제작의 위험을 부담하지만, 지식재산권과 후속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고 작가와 배우, 실연자와 스태프는 차기작 없이는 경력을 이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한 편의 제작이 무산되면 그 작품에 참여할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와 경력이 함께 멈춘다. 신인 작가의 두 번째 작품, 조연 배우의 첫 주연, 보조 스태프의 연출 데뷔는 꾸준히 작품이 제작되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이어지는 환경 속에서 가능했다”며 “오늘 K드라마를 이끄는 이들도 그 경로를 거쳐 성장했는데, 이 경로가 끊기면 다음 세대는 현장에 진입하기조차 어려워지고 한 번 무너진 제작 기반은 시장 여건이 나아진다고 곧바로 복원되지 않는다”고도 우려했다.

특히 K드라마의 가치가 드라마의 흥행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음식, 화장품, 패션, 관광 등 이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한류 관련 총수출액은 189억 7500만 달러(약 25조 616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소비재와 관광 수출이 87억 8800만 달러(약 11조 8638억 원)에 이른다. 여러 한류 콘텐츠가 함께 이룬 성과이며, 드라마는 그 흐름을 이끌어 온 핵심 매개”라면서 “그럼에도 정책은 여전히 평시의 관성에 머물러 있다”고도 짚었다. 2027년 정부 예산안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송영상 분야 예산은 2026년 918억 원에서 2027년 873억 원으로 45억 원 감소했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방송콘텐츠 진흥 예산도 2026년 168억 원에서 2027년 124억 원으로 44억 원 감소한 것을 지적하며 “매출 약 25조 원, 수출 약 1조 6,875억 원(약 12.5억 달러)에 달하는 방송영상산업의 규모와 경제적 기여를 고려할 때,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제작비 구조를 합리화하고, 공정한 제작 관행을 정착시키키는 등의 책임도 다하겠다며 “지난 성공을 자축할 때가 아닌, K드라마의 다음 10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무너지는 토대에 지금 개입하지 못하면, 세계가 사랑한 K-드라마의 성과가 이어질 시간은 길지 않다”고 목소리를 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