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기·안동구 '옆에서 숨만', 착하디착한 생존 로맨스 [시네마 프리뷰]

연예

뉴스1,

2026년 November 07일, AM 07:30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 스틸 컷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 같이 살기로 결심한 20대 커플이 있다. 같은 고시원 옆방에 사는 두 사람은 함께 살 집을 구할 생각에 마음이 부푼다. 모아놓은 돈은 많지 않았지만, 둘이 함께한다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이라는 좋은 가격에, 작은 아파트에 들어가게 된 두 사람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건에 의해 행복은 무너져 내린다. 안방 문을 열고 들어와 "누구냐"고 묻는 침입자가 있었던 것. 알고 보니 침입자는 그 집의 주인이었고, 커플은 대리 계약을 이행했던 부동산 중개업자가 두 사람의 보증금을 가지고 도망친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집도, 돈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린 화란(김향기 분)과 이완(안동구 분)은 이완의 친구 경태(기리보이, 홍시영 분)의 옥탑방에 잠시 얹혀살게 된다. 집 안에 형성된 뮤지션 경태만의 세계관은 쉽게 흐트러질 수 없는 것이었고, 두 사람은 경태의 옥탑방이 위치한 옥상 한편에 텐트를 치고 지내게 된다.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 스틸 컷


아파트에서는 모든 걸 다 가진 듯 행복했지만, 집을 잃고 나서는 현실의 팍팍함이 몰려온다. 그래도 둘은 희망을 잃지 않고, 보증금 100만 원에 살 수 있는 집을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한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화란과 택배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이완은 이미 5000만 원의 보증금조차 대출로 받은 것이었기에 더 이상의 목돈을 구하기는 어려웠다. "세상에 싸고 좋은 집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하는 공인중개사 안다정(정이랑 분)은 보증금 100만 원이면 살 수 있는, 이른바 '화장실 시리즈' 집 세 곳을 두 사람에게 소개한다. 집과 화장실이 분리돼 있는 집, 화장실이 현관문과 집 사이를 연결하는 공간에 자리 잡은 집, 부엌과 화장실이 함께 있는 집까지. 세 곳을 돌아본 두 사람은 기상천외한 집의 생김새에 당황하지만, 그중 한 곳을 선택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화장실이 조금 당황스러운 위치에 있는 집에서도 두 사람은 알콩달콩 현실을 꾸려간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완이 일을 하다가 손을 다치게 된 것. 며칠 일을 쉬던 그는 회사에서 해고 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이완이 생활비를 벌지 못하게 되자 커플의 삶에 또 한 번 위기가 닥쳐온다.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 스틸 컷


오는 18일에 개봉하는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감독 고형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현실적인 이슈인 '주거 문제'를 청춘 로맨스와 엮어 신선함을 준다. 고시원에서 잠깐의 환상처럼 스쳐 지나간 '아파트'와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화장실 시리즈', 지하 2층을 거치며 젊은 연인의 애정도 무르익고 절정을 찍었다가 조금씩 소멸한다.

현실적인 주거 문제를 소재로 가져온 점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나, 소재와 '로맨스'라는 장르가 잘 섞이지는 않았다. 지하 2층에 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화란과 이완의 관계에 균열을 가져다준 것은 결국 '꿈'이었다.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을 찾아가려 하고, 그 과정에서 거리감을 느끼고 멀어진다.

비슷한 종류의 사랑을 그린 영화로는 지난해 말 개봉해 올해 초까지 흥행한 '만약에 우리'나 더 멀리 가면 '라라랜드' 같은 작품들이 있지만,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는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 비교할 때 어쩐지 마냥 착하고 심심하다. 갈등 구조가 지나치게 단순한 탓이다. 집 문제를 소재로 했다면, 열악한 환경을 견딜 때 오는 갈등 혹은 돈 문제에서 오는 갈등 등 현실적인 갈등을 반영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나두야 간다' '아랑'의 연출팀 '대한이, 민국씨'의 조연출 출신인 고형주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상영 시간 93분.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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