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100일의 거짓말' 김현주, 남다른 '엄마'로 다시 맞은 전성기

연예

뉴스1,

2026년 November 07일, AM 08:05

'100일의 거짓말' 스틸 컷
배우 김현주가 탁월한 연기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비슷한 시기 나온 두 편의 작품에서 사연 많은 엄마 역할을 맡은 그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안방과 극장에서 동시에 찬사를 끌어내는 중이다.

연상호 감독이 약 5억 원의 순제작비를 들여 만든 저예산 영화 '실낙원'의 주인공으로 김현주를 선택한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 김현주는 연상호 감독의 '여성 페르소나'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근래 연 감독과 다수의 작업을 함께 했다. 넷플릭스 '지옥'(2021)으로 시작해 영화 '정이'(2023)와 시리즈 '선산'(2024), '지옥' 시즌2(2024)까지 총 네 편에 출연했고, '실낙원'을 통해 다섯 번째로 연 감독 특유의 독창적인 세계 속 구성원이 됐다.

지난 10월 21일 개봉한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 분)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일을 심리 스릴러 영화. 이번 영화에서 김현주가 맡은 류소영은 슬픔을 마음속에 묻은 채 잃어버린 아들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 세계 속 아들에게 위안받으며 사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앞에 진짜 아들 선우가 폭력적인 어른이 돼 나타나고, 류소영은 자신의 기억 속 사랑하는 아들 선우 그대로인 가상 세계 아들과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는 진짜 선우 사이에서 혼란을 느낀다.
'실낙원' 스틸 컷

김현주는 인간 조건 실험 같은 이 영화에서 흔들리는 모성애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기억 속 아들과 더 닮아있는 가상의 아들에게 더 끌리면서도, 폭력적인 진짜 아들에게는 두려움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는 엄마 류소영의 모습은 관객들을 그와 같은 상황 속에 몰아넣고 고민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공교롭게도 김현주는 영화뿐 아니라 최근 출연한 드라마에서도 기존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엄마 역할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처음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을 통해서다. '100일의 거짓말'은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와 조선총독부의 엘리트 통역관이 적의 심장부에서 마주하며 100일간 벌어지는 일을 그린 첩보 로맨스다. 이 드라마에서 김현주는 항일독립운동 단체인 구국단의 저격수 소란 역을 맡았다.

소란은 과거 일본군에게 딸을 잃은 뒤 복수를 위해 독립운동을 하게 된 인물. 오로지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그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구국단 동지이자 위장 남편인 유필립(이무생 분)의 마음을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한다. 또한 그는 자기 가방을 훔쳐 갔다가 얽히게 된 이가경(김유정 분)에게 죽은 딸의 것인 '금서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밀정 일을 제안한다.

김현주는 딸의 죽음 이후 마음을 닫은 채 독립 하나에만 매달려온 소란이라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차갑게 굳은 표정 위, 눈빛만으로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드러내는 그의 연기는 나라를 잃은 당대 사람들의 한 많은 삶을 대변하며 보는 이들의 연민과 공감을 자아낸다.

9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김현주는 멜로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을 울고 웃겨왔다. 하지만 최근 10년간은 다양한 스타일의 장르물에 도전,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실낙원'과 '100일의 거짓말'은 그렇게 달려온 김현주의 10년이 맺은 결실이다.

연상호 감독은 '실낙원' 관련 인터뷰에서 "김현주는 힘이 좋다. 확실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지옥’ 시즌2 때부터 그런 것을 느꼈다, 연기의 스펙트럼도 확실히 넓다, 어떻게 저렇게 스펙트럼이 넓을 수 있을까 싶더라, 훌륭하고 믿을 만하다면서 "'100일의 거짓말'을 하면서 또 크게 주목받는 것을 보며 시청자들이 김현주의 진가를 여러 번 알아봤지만, 또다시알아보는구나 싶었다, 낭중지추라는 말이 맞는 배우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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