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 이제 네 차례야!' 인종차별+패싱 논란 싹 지웠다...'韓 최초 대기록' KIM 등 떠밀고 완벽한 '만세 세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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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5월 11일, 오후 11:59

[OSEN=고성환 기자] 역시 함께 뛴 선수들은 그의 공헌을 잘 알고 있다. '괴물'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동료들의 축하 속에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바이에른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분데스리가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묀헨글라트바흐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바이에른은 이번 승리로 승점 79(24승 7무 2패)를 기록했다. 아울러 8경기 무패 행진(5승 3무)도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승리하며 팬들과 통산 33번째 우승 축제를 즐긴 점이 가장 뜻깊다. 바이에른은 뱅상 콤파니 감독 부임 첫 시즌부터 리그 정상에 오르며 지난 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한 레버쿠젠에 내줬던 마이스터 샬레를 2년 만에 되찾는 데 성공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됐다. 바이에른의 우승 세리머니가 진행된 것. 콤파니 감독과 선수단은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번갈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서로에게 맥주를 퍼부는 일도 잊지 않았다.

이날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김민재도 우승을 함께 즐겼다. 그는 아킬레스건 부상 관리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앞서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가 6월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전까지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 뛰지 않게 할 거라고 밝혔다.

김민재는 올 시즌 콤파니 체제에서 수비의 핵으로 활약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통증에 시달렸지만, 동료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휴식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우려를 표할 정도로 '혹사의 아이콘'이 됐다. '바바리안 풋볼 웍스'도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를 닳아 없어지도록 기용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FIFPro는 "김민재는 올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약 55경기를 뛰었다. 예측 시스템으로 볼 때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70경기 이상 출전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1위"라며 "특히 그는 겨울에만 20경기를 매주 2경기씩 소화하면서 경기간 간격이 평균 3.7일에 불과했다. 장거리 이동도 20번이나 됐으며 거리는 74000km에 달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민재가 부서져라 뛴 덕분에 바이에른은 요시프 스타니시치와 이토 히로키, 다요 우파메카노 등의 연이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선 아쉽게 8강 탈락했지만, 분데스리가에선 큰 어려움 없이 정상에 올랐다. 김민재도 한국 선수 최초로 세리에 A와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5대리그를 두 개나 제패한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마음껏 기뻐해야 할 순간 때 아닌 논란이 터졌다. 바로 김민재가 바이에른이 유튜브에 게시한 우승 기념 영상 썸네일에서 제외된 것. 바이에른 구단은 선수단 전체가 등장하는 우승 포스터가 아니라 주요 선수 11명만 나오는 포스터를 다시 만들어 올렸고, 여기에 김민재는 없었다. 

팬들 사이에선 당연히 의문이 제기됐다. 김민재는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경기에서 3593분을 소화했고, 리그에서만 2289분을 출전했다. 이는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바이에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이다. 그럼에도 김민재가 아니라 부상으로 자주 자리를 비운 우파메카노와 준주전 멤버로 활약한 레온 고레츠카의 얼굴만 들어간 것.

심지어 분데스리가까지 비슷한 논란을 만들었다. 분데스리가 공식 유튜브도 바이에른의 우승을 기념해 짧은 애니메이션을 업로드했다. 다이어를 비롯한 총 13명의 선수가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바이에른 우승의 핵심 멤버로 활약한 김민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본 국내 팬들 사이에선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항의도 나왔다.

바이에른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소셜 미디어에 '김민재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분데스리가 27경기, 2289분의 열정과 헌신은 올 시즌 뮌헨에 큰 힘이 됐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로서 들어 올린 첫 트로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글과 김민재가 트로피를 들고 꽃가마를 탄 이미지를 공유한 것. 다만 이마저도 정우영(우니온 베를린)을 잊고 김민재를 한국 첫 분데스리가 우승자로 적은 점과 한국 계정에만 업로드하면서 뒷말을 낳았다. 

김민재와 직접 호흡을 맞춘 동료들은 달랐다. 주장 노이어와 '전설' 뮐러, 생애 첫 트로피를 손에 넣은 케인 등이 마이스터샬레를 들어 올리며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김민재를 챙기고 나섰다. 

다이어가 먼저 김민재를 포착했고, 그에게 앞으로 나가 트로피를 직접 들라고 끌어냈다. 이를 본 뮐러까지 합세해 등을 떠밀었고, 옆에 있던 케인도 김민재를 재촉했다. 김민재는 괜찮다며 수줍게 웃었지만, 이들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떠밀리듯 나온 김민재지만, 그는 마이스터샬레를 높이 들어 올렸다. 그는 단숨에 드는 척하다가 한 번 주춤하며 동료들을 속이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 케인과 뮐러, 다이어 등 바이에른 선수들이 김민재의 공헌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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