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시간씩 퍼트 연습한 정윤지, 4타 차 선두로 3년 만에 우승 기회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퍼트 능력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인 정윤지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3년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정윤지는 31일 경기 양평군의 더스타휴 골프 앤드 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이틀 동안 보기 없이 버디만 15개를 쓸어담은 정윤지는 합계 15언더파 129타로 연이틀 선두를 달렸다. 공동 2위 박민지와 최가빈을 4타 차로 따돌린 만큼 그의 통산 2번째 우승에 기대가 모인다.

정윤지는 2020년 KLPGA 투어에 데뷔했다. 2000년생인 그의 친구들은 박현경, 임희정, 조아연으로 이들은 데뷔 시즌부터 ‘밀레니얼 트로이카’로 불리며 투어 인기를 견인했다. 데뷔 동기는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해란이다. 정윤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임희정, 유해란과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선 정윤지는 친구들, 동기에 비해 첫 우승이 늦었다. 데뷔 3년 차인 2022년이 돼서야 E1 채리티 오픈에서 5차 연장전 끝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또 2년 넘게 우승이 나오지 않았다. 첫 우승 이후 준우승만 4번을 기록했고 2023년 상금랭킹 16위, 2024년 14위로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첫 우승보다 2승이 더 어렵다는 말을 실감했다.

정윤지는 올해 4월부터 매일 2시간씩 꾸준히 퍼트 연습을 했다고 한다. 리듬, 스트로크, 정렬 등 다양한 요소를 점검하며 연습했다. 퍼트를 놓쳤을 때 전체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노력의 결과가 이번 대회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페어웨이 안착률 78.57%(22/28), 그린 적중률도 88.89%(32/36)로 매우 높지만 퍼트로 얻은 이득 타수가 2.00타로 전체 선수들 중 9위다. 이번 대회 전까지 정윤지의 평균 퍼트 수는 113위(31.44개)에 그쳐 있었다.

정윤지는 2라운드를 마친 뒤 “1라운드처럼 퍼트가 잘 따라줬고 순조로웠다. 짧은 퍼트를 남긴 버디 찬스를 몇 개 놓쳐서 아쉬움은 있지만 중거리 퍼트가 들어간 것도 있어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승 경쟁을 위해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며 “오늘은 오늘로 잊어버리고 내일은 또 새로운 하루라는 생각으로 순간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에서 대망의 5연패 도전을 앞둔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최가빈과 함께 공동 2위(11언더파 133타)에 오르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2019년과 2020년 정상에 올라 유일하게 2연패에 성공했던 그는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이예원이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해 8언더파를 몰아치고 우승한 만큼 박민지에게도 기회가 있는 셈이다.

KLPGA 투어 통산 20승 달성에 1승을 남겨놓고 있는 그는 예년과 다르게 올해 상금 랭킹이 40위에 머물러 있다. 박민지는 “예전에 우승했던 때의 영상들을 보면서 당시를 리마인드하며 연습했다. 시즌 초반에는 왼쪽으로 감기는 공이 자주 나왔지만 지금은 샷이 훨씬 안정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을 펼칠 그는 “최종 라운드에선 제가 해야 할 플레이에만 집중하려 한다.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이 코스는 버디를 많이 잡아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E1 채리티 오픈에서 박현경과 명승부를 벌인 끝에 준우승한 이채은이 5타를 줄이고 안송이와 함께 공동 4위(10언더파 134타)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이예원은 2타를 줄였지만 순위는 오히려 공동 4위에서 공동 10위(8언더파 136타)로 하락했다. 지난주 E1 채리티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도 공동 15위(7언더파 137타)로 순위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