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2번 타자=멀티히트’ 공식 증명…마이이애미전 5타수 2안타

스포츠

MHN스포츠,

2025년 6월 01일, 오전 09:49

(이정후)
(이정후)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가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2번 타순에 말뚝을 박아도 될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한국시간) 홈팀 마이애미를 상대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 디포 파크에서 원정경기를 시작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선발 라인업에 중견수, 2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2번 타자였던 지난 24일, 그는 워싱턴을 상대로 4타석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멀티히트에 3출루 경기를 한 것.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다시 2번 타자에 올린 건 최근 그의 타격 슬럼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개막 후 지난달까지 월간타율 0.324,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 0.908로 타석에서 고공행진을 했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 포함 미국현지 언론들은 이정후에 대한 호평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올스타 후보는 물론 내셔널리그 MVP 후보로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이 기세는 두 달을 가지 못했다. 5월 들어 이정후의 타격감이 급격히 식어버린 것.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5월 한 달간 총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4, 3홈런 13타점으로 부진하다. 이 기간 동안 OPS도 겨우 0.614에 그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팀내 중심타자이자 고액연봉자인 이정후의 슬럼프 탈출을 돕기 위해 그를 기존 3번에서 4번 그리고 2번 까지 타순의 변화를 주며 돕고 있지만 슬럼프는 점점 깊어만 가고 있었다.

약체 마이애미를 상대로 펼친 전날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투수 수비실수로 나온 단 1개의 행운의 안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나머지 4타석에선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타구속도 95마일 이상을 가리키는 ‘하드 히트(Hard hit)’가 최근 사라졌다는 것.

배트 중심에 정확히 공을 맞추는 정타가 사라진 건 타격감이 그 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본인의 타격 발란스가 무너졌던지 아니면 상대팀들이 이정후 공략법을 벌써 파악한 것인지 둘 중 하나다.

슬럼프 탈출을 위해 다시 2번 타자로 배치된 이정후는 이날 1회초 샌프란시스코 공격 때 시작된 첫 타석부터 안타를 기록하며 팀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노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온 이정후는 마이애미 선발투수 에드둬드 카브레라를 상대로 2구, 97.1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타구속도도 101.7마일이나 나온 ‘하드 히트’였다.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혔다는 뜻이다. 2번 타자로 나와 슬럼프 탈출을 위한 안타는 물론, 문제점으로 지적된 ‘하드 히트’까지 생산하며 팀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두 번째 타석은 3회초 공격 때 찾아왔다. 원아웃 주자 없을 때 타석에 나온 이정후는 상대팀 선발투수 카브레라를 상대로 3구, 87.5마일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해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연결했다. 2번 타자로 출전해 또 한 번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머지 3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났다. 이날 5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77이 됐다. OPS는 0.763으로 ‘준수함’의 기준이 되는 8할 복귀가 여전히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8안타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쳐 단 3안타 1득점을 올린 마이애미에 0:1로 패했다.

사진=이정후©MHN DB, 샌프란시스코 구단 홍보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