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피츠버그 유틸리티맨 배지환의 입지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가 그와 포지션이 정확하게 겹치는 선수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피츠버그 구단은 3일(이하 한국시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31일 마이애미에서 DFA(지명할당) 된 내야/외야수 로니 시몬을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영입한 뒤 트리플 A팀(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 배정했다”는 로스터 이동 소식을 발표했다.
피츠버그는 이어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시몬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오른손 투수 테너 레이니를 지명할당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 A팀(잭슨빌)에서 시즌을 시작한 시몬은 그곳에서 타율 0.354(48타수 17안타), 1홈런 15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한 뒤 지난 4월 21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시몬은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총 19경기에서 타율 0.234(47타수 11안타), 5타점 2루타 2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빅리그 26인 로스터에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DFA 됐다. 하지만 단 3일 만에 피츠버그에 새 둥지를 틀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시몬의 장점은 올해 25세로 젊다는 것과 2루, 3루, 유격수까지 내야는 물론 외야 전 포지션을 다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주력까지 뛰어나 마이너리그 7시즌 통산 127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시몬은 배지환과 포지션이 정확히 겹치는데다 주력까지 뛰어나다. 때문에 향후 배지환의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확실시 된다.

배지환은 성적부진을 이유로 지난달 17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게다가 지난달 24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 아직까지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과 쓰임새가 정확하게 겹치는 시몬의 영입은 여러모로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배지환은 이듬해인 2023년 빅리그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을 만큼 팀에서 기회를 받았지만 그해 타율 0.231, 2홈런 32타점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607로 좋지 못했다.
올해도 스프링캠프에서의 깜짝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승선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단, 2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하자 곧바로 마이너로 강등됐다. 그리고 지난달 다시 콜업됐지만 그 기회 또한 살리지 못했다. 올 시즌 배지환의 빅리그 성적은 타율 0.091에 그치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3일 기준 타율 0.253, 1홈런 6타점 OPS 0.711로 부진하다. 배지환이 올 시즌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시즌이 끝난 뒤 피츠버그와의 인연에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진=배지환©MHN DB, 마이애미 구단 홍보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