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대선 기자]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두산은 최민석, KIA는 네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1회말 1사 1,2루에서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이 김재환의 좌전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은 케이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6.04 /sunday@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5/06/08/202506080926773822_6844e17461bd2.jpg)
[OSEN=잠실, 이후광 기자] “야외 특타는 끝나고 이긴 날에만 하자”라고 제안한 조성환 감독대행.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데 4-9로 패한 7일 경기 후에도 잠실구장의 야간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 선수들은 왜 감독대행의 제안을 어기고 텅 빈 그라운드에 나온 것일까.
지난 6일 롯데를 5-2로 꺾고 3주 만에 연승을 맛본 두산. 그런데 경기 종료 후 돌연 야간 특타를 진행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통상적으로 특타는 긴 연패 혹은 대패를 당했을 때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뤄지지만, 두산은 연승을 달리는 상황에서 야간 특타를 실시했다.
7일 잠실에서 만난 조성환 감독대행은 “실내에서 연습하는 선수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그 전에도 훈련을 계속 했지만, 코치님들이 밖에서 그 시간을 활용하면 좋을 거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래서 난 이기는 날 끝나고 밖에서 특타를 하자고 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경기를 이긴 날 나머지 훈련을 제안했을까. 조 대행은 “기분 좋은 상태에서 훈련을 해야 집중력이 더 생긴다. 졌을 때 밖에서 안 하던 걸 하면 괜히 벌칙 같기도 하고, 꾸짖는 거 같아서 이겨서 분위기 좋을 때 밖에서 하자고 했다. 난 그 의견까지만 냈는데 어제(6일) 원하는 선수들이 있고 해서 자연스럽게 야외 특타로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7일 롯데에 4-9로 패하며 3연승 도전이 무산됐다. “이긴 날만 특타를 하자”라는 조 대행의 메시지에 따라 선수들의 퇴근이 점쳐졌지만, 경기가 끝나자 타석에 다시 배팅케이지가 설치됐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와 연이틀 야간 특타를 진행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7일 특타는 훈련량이 부족하다고 느낀 일부 타자들이 자발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승호의 2군행으로 부주장을 맡게 된 ‘연습벌레’ 김인태가 솔선수범하자 이를 본 어린 타자들이 선배를 따라 방망이를 잡고 타석에 섰다는 후문. 감독대행이 이긴 날만 특타를 하라고 지시했지만, 그렇다고 추가 훈련을 자청한 선수를 막을 순 없었다.
두산 관계자는 “경기 후 실내에서는 매일 같이 특타를 진행했지만, 아무래도 실내와 야외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부주장 김인태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모습이다. 조성환 감독대행 부임 후 야외 특타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는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특타 효과일까. 두산은 조 대행 부임 후 김동준, 박준순, 김준상, 김민석, 여동건, 김대한, 이선우 등 빛을 보지 못했던 어린 타자들이 펄펄 날아다니며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전과 달리 경기를 지더라도 어린 선수들의 투지와 성장에 박수를 보내는 팬들이 많아졌고, 이기면 승리의 기쁨은 배가된다.
조 대행 체제에서 두산 야구의 정체성인 '화수분야구'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비록 순위는 9위일지라도 두산의 연이틀 꺼지지 않은 열정에서 팀의 밝은 미래가 확인됐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