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인천, 길준영 기자] 메이저리그 올스타 에이스로 활약했던 콜 해멀스가 프로야구 SSG 랜더스 투수 유망주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해멀스는 지난 11일 인천 강화군 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MLB 레전드 멘토링 데이’에 아드리안 벨트레와 함께 참가해 SSG 퓨처스 선수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건냈다.
메이저리그 통산 15시즌(2006~2020년) 423경기(2698이닝) 163승 122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한 해멀스는 가을야구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포스트시즌 통산 17경기(100⅓이닝) 7승 6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2008년에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와 월드시리즈 MVP를 모두 수상하며 필라델피아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금은 SSG 구단주 보좌역 및 육성총괄을 맡고 있는 추신수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텍사스에서 함께 뛰었다. 이번 ‘MLB 레전드 멘토링 데이’에 참가한 것도 추신수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멀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높은 건물들이 굉장이 인상 깊었다. 오늘 여러 선수들에게 내 노하우를 전해주기 위해 왔다. 나도 현역 시절 정말 위대한 코치님들과 많은 베테랑 선수들의 조언을 받아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내가 커리어 동안 얻은 지식들을 SSG 퓨처스 선수들이 너무 수용적인 자세로 들어줘서 기쁘다”고 ‘MLB 레전드 멘토링 데이’에 참가한 소감을 밝혔다.
해멀스를 만난 SSG 투수들은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해멀스에게 조언을 구했다. 신인 좌완투수 김현재는 “컷터처럼 빠르게 꺾이는 구종을 배우고 싶었다. 체인지업 그립 잡는 방법도 알려줬다. 내가 던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하나씩 설명해주셔서 좋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커리어를 남긴 레전드에게 코칭을 받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말했다.
일본 사회인야구에서 뛰다가 SSG에 입단해 올해로 5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두솔은 “슬라이더와 커터 그립을 배웠다. 직구처럼 아래로 긁어서 던지라고 하더라. 코칭 받은 대로 연습할 때 던져보려한다. 또 경기 운영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상황에 맞는 대처 방법도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알고도 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적극적으로 실행해보려고 한다”라고 해멀스의 조언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현재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해멀스는 자신의 체인지업 그립을 알려줬다. 그런데 김현재의 손이 작아서 해멀스가 알려준 그립으로는 체인지업을 던지면 공이 손에서 빠져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해멀스는 “어떤 구종이든 던질 때 손 크기가 중요하다. 공의 크기는 변하지 않지만 선수마다 손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이 제대로 된 움직임을 갖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어떤 부분에 올려놔야 하는지, 얼마나 손가락에 힘을 주어야 하는지 익숙해져야 한다. 한 구종을 연마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한데 자기 그립에 대한 자신감과 지식이 있다면 구종을 익히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멀스는 2011년 로이 할러데이, 클리프 리, 로이 오스왈트와 함께 한국에서는 ‘판타스틱4’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미국에서는 ‘더 포 에이시즈(The Four Aces)’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졌다. 해멀스는 “4명의 선발투수 외에도 조 블랜튼이라는 훌륭한 선발투수가 같이 있었다. 4명의 에이스들과 함께하면서 야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정말 무서울 정도로 선의의 경쟁이 있었다. 매 경기가 끝나면 내가 방금 던진 투수보다 잘하겠다는 경쟁심이 있어서 서로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판타스틱4 시절을 돌아봤다.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으로 2008년 월드시리즈 우승과 시리즈 MVP 수상을 꼽은 해멀스는 “나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정말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명예의 전당 헌액에 대해서는 “물론 헌액될 가능성도 있지만 사실 나는 명예의 전당에서 요구하는 일반적인 성적 기준에서는 다 조금씩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확률이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만약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면 정말 영광일 것이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