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지도 못하는데 월드컵 우승?" 4연패 후 조롱거리 전락한 '손흥민 스승'

스포츠

OSEN,

2025년 6월 12일, 오전 10:46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미국은 월드컵 우승을 노려야 한다." 지난해 9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3) 감독이 남긴 이 발언은 당시엔 신선한 각오처럼 들렸다. 그러나 지금은 조롱거리에 가까운 문장으로 남아 있다. 미국 대표팀은 월드컵을 1년 앞두고 4연패 늪에 빠졌고, 포체티노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2일(한국시간) "포체티노 감독이 내세운 '우승 선언'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미국은 이제 홈에서 또 한 번 치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처지"라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미국은 스위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0-4로 대패했다. 이는 미국이 홈 경기에서 36분 만에 4골을 내준 역대 첫 사례였다.

전반전 미국은 조직력, 에너지, 헌신 모든 면에서 결여된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3월 네이션스리그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정체성 위기에 빠진 바 있는 미국은 이날도 같은 악순환을 반복했다. 가디언은 "무엇보다 심각했던 건 에너지와 헌신의 부족이었다. 이 문제는 전술적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 라인업은 내 결정이었다. 그 결정이 효과적이지 않았다. 내가 책임지고 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포체티노 감독은 취임 당시 "미국은 모든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 월드컵도 우승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탈락 직후였던 만큼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발언이었다.

8일 튀르키예전 1-2 패배 후에도 같은 발언을 반복했고, 스위스전 참패 이후엔 오히려 어불성설로 들렸다. 가디언은 "이제 미국 대표팀은 우승은커녕 기본적인 승리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미국은 주전 대부분이 빠진 'C팀'으로 나섰다. 크리스티안 풀리식, 웨스턴 맥케니, 팀 웨아, 안토니 로빈슨, 타일러 아담스 등이 결장했다. 이날 선발 11명 평균 A매치 출전 수는 18경기에 불과했고, 5명은 5경기 이하였다.

가디언은 "동기 부여가 부족했다는 점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번 평가전과 골드컵을 통해 월드컵 엔트리를 결정할 계획이었고, 주전 경쟁에서 증명할 기회였음에도 선수들의 태도가 아쉬웠다는 것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전 미국 대표팀의 레전드 다마커스 비즐리는 "오늘은 자신이 대표팀에 걸맞은 선수임을 증명할 기회였다. 그런데 선수들은 싸울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선수 기용도 도마에 올랐다. 가디언은 "포체티노는 선수들이 클럽에서 보여준 장점을 극대화하는 조합을 짜야 했다.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측면 수비다. 네이선 해리얼은 올 시즌 센터백으로 주로 뛰었지만 이날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됐고, 막스 아프스텐은 공격 성향이 강한 좌측 윙백인데 이날은 '윙백'이 아닌 풀백으로 나섰다. 두 선수 모두 각각의 측면에서 첫 두 실점 상황에서 뚫렸다.

골키퍼도 논란이었다. 포체티노는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거의 경기를 뛰지 못한 맷 터너를 선발로 내세웠다. 튀르키예전에서 괜찮은 데뷔전을 치른 맷 프리스가 있음에도 터너를 선택했고, 그의 불안한 선방이 스위스의 세 번째 골로 이어졌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가디언은 "후반 들어 5명의 교체 투입과 전술 변화 후 경기는 나아졌지만, 이미 승부는 기울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포체티노 감독의 솔직한 반성은 신선하지만, 월드컵까지 이런 경기력이 지속된다면 빠르게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현재 4연패 중이며, 오는 9월엔 한국과 맞붙는다. 가디언은 "포체티노는 월드컵에서 다시 홈에서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더 강한 팀 조직력과 전술적 일관성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