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변방으로 불리는 아시아는 그동안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이변을 만들고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세계와 격차를 좁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FIFA 클럽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2라운드가 23일(한국시간) 마무리되면서 16강 진출팀과 탈락 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비롯해 유벤투스(이탈리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울산 HD,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 알 아인(UAE), 파추카(멕시코), 시애틀 사운더스·LA FC(이상 미국), 오클랜드(뉴질랜드), 위다드 카사블랑카(모로코) 등은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다.
AFC에서 총 4팀이 출전했는데,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을 제외한 3팀이 2경기 모두 패하면서 빠르게 탈락이 결정됐다.
최근 세계 무대에서 아시아 팀들이 경쟁력을 보였던 점을 떠올리면 이번 결과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등 3팀이 16강에 올랐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에서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세계 축구를 놀라게 했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도 아시아 클럽들의 선전이 기대됐었다.
그러나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유럽에서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비싼 가격으로 사들인 알힐랄을 제외한 아시아 3팀은 유럽, 남미 등 타 대륙 팀들과 맞대결에서 개인 기량과 전술적인 면에서 격차를 실감했다.
울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존의 포백 대신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섰는데, 준비된 시간 부족 탓인지 상대의 강한 압박에서 벗어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골 결정력과 피지컬 등에서도 열세를 보이며 2연패를 당했다.
끈끈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우라와도 승리를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경기는 자신들이 준비한 대로 풀어갔지만 골문 앞에서 마무리 짓는 능력이 떨어지고, 경기 막판 체력 저하 등이 우라와 발목을 붙잡았다.
알아인은 2경기 연속 공수 균형이 무너지면서 2경기에서 득점 없이 11골을 내줬다. 상대가 유벤투스, 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의 강호들이었지만 2경기 연속 완패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명장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지도하는 알힐랄은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후벵 네베스, 주앙 칸셀루, 야신 부누 등을 앞세워 아직 패배가 없다. 유럽의 강호 레알 마드리드, 잘츠부르크와의 대결에서 무승부를 기록 중인 알힐랄은 27일 파추카를 상대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