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넬리 코다(사진=AFPBBNews)
1, 2라운드에서 12오버파를 친 메이저 우승자 소피아 포포프(독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PGA 오브 아메리카의 규정을 비난했다. “PGA 오브 아메리카는 우리가 어리석고 무능해 보이도록 코스를 세팅했다. 6시간 동안 매서운 바람 속에서 라운드를 했고 핀 위치는 대부분 공략이 불가능했다. 하루 종일 핀에서 약 9m~12m 떨어진 자리에서 퍼트하는 건 플레이하는 우리에게도, 갤러리나 골프 팬들에게도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핀을 직접적으로 공략할 수 없는 곳에 핀을 꽂은 탓에 홀에 공을 가깝게 붙이는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평소 슬로 플레이에 대한 강한 혐오를 드러내 왔던 찰리 헐(잉글랜드)도 까다로운 세팅이 느린 플레이 속도로 이어진 것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했다. 헐은 “2명이 플레이하는데 9홀에 3시간 10분이 걸렸다. 정말 엉망이다. 바람도 엄청 불고 셋업이 까다로워서 힘든 코스”라고 지적했다.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도 코스 세팅, 특히 핀 위치를 꼬집었다. 그는 “핀이 거의 불가능한 곳에 꽂혀 있어 그린에 공을 올리는 선수가 많지 않아 당연히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린다”고 밝혔다.
전 세계 랭킹 1위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그동안 여자 PGA 챔피언십 대회는 지난 6년간 사할리, 볼투스롤, 콩그레셔널, 애틀랜타 애슬레틱 클럽, 아로니밍크, 헤이즐틴 등 아주 좋은 코스에서 성공적으로 치렀는데, 이제 여기로 오게 됐다”며 코스가 불만족스럽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루이스는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여자 골프, 우리 경기를 지켜보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코스 세팅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 대회는 가장 큰 무대와 TV 중계 등 네트워크를 갖추는 시기인데 뛰어난 선수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메이저 대회는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인 면까지 종합적으로 테스트하는 대회가 맞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지나치게 코스 세팅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속 48km 이상의 강풍이 불고 매일 더운 날씨가 이어져 그린 등 코스가 매우 단단해졌다. 코스 난이도에 조정이 있었어야 했다고 선수들이 주장하는 이유다.
PGA 오브 아메리카는 2023년 5월 초 코스를 오픈하고, 오픈 직후인 5월 말 시니어 PGA 챔피언십을 개최한 적이 있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전에 처음으로 연 메이저 대회로, 당시엔 우승 스코어가 18언더파 270타로 낮은 편이어서 이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완공 직후여서인지 네이티브 에어리어(페어웨이나 그린처럼 정기적으로 손본 곳이 아닌 자연적으로 토착 식생이 자란 지역)가 빈약했고 러프 등 잔디도 얇았다고 지적 받았다.이 코스를 설계한 설계가 질 한스는 “당시 경험을 통해 골프 코스에 대해 잘 배웠다”며 “이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선 선수들이 흥미로운 샷을 하고 창의적인 홀 플레이 방법을 찾도록 영감을 주는 코스를 만들었다. 우승 스코어가 이를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훌륭한 챔피언을 원한다”면서 2023년같은 낮은 스코어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나흘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우승자 이민지(호주·4언더파 284타), 공동 2위 짠네티 완나센(태국), 오스턴 김(미국·이상 1언더파 287타) 등 단 3명밖에 없다.

(사진=AFPBB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