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나웅석 인턴기자) ‘라리가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 마드리드)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도 탈락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이겼는데 졌다"... 1골 차로 탈락한 충격의 시나리오

AT 마드리드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패서디나 로즈볼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 월드컵 B조 3차전에서 브라질의 보타포구 RJ(이하 보타포구)를 1-0으로 꺾었다.
그러나 같은 시간 열린 또 다른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이 시애틀 사운더스를 2-0으로 제압하면서, B조는 세 팀이 나란히 2승 1패(승점 6점)를 기록하는 혼전 양상으로 마무리됐다.
순위는 골득실 차로 결정됐다. PSG(+5), 보타포구(+1), AT 마드리드(-1) 순으로 최종 순위가 정리되면서, AT 마드리드는 조 3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1차전 PSG와의 0-4 대패가 결국 결정적인 발목을 잡은 셈이다.
23개의 슈팅, 들어간 건 겨우 '하나'?...화려하기만 했던 '화력쇼'

다득점 승리가 절실했던 AT 마드리드는 경기 초반부터 보타포구를 강하게 압박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닷컴'에 따르면 AT 마드리드는 무려 23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보타포구(7개)를 압도했지만, 좀처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미국 매체 ESPN은 “AT 마드리드의 기대득점(xG)이 3.03에 달했지만, 실제 득점은 단 한 골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마침내 후반 42분, 훌리안 알바레스의 크로스를 그리즈만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0 리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추가 득점은 끝내 나오지 않았고, 팀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심판 탓 하지마라, 문제는 우리야"...작심발언한 그리즈만

일각에서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24일,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PSG전 렝글레의 퇴장과 훌리안의 골 취소, 이번 경기의 두 차례 페널티킥 미선언 등 AT 마드리드에 불리한 판정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리즈만은 심판을 탓하지 않았다. 그는 마르카가 전한 인터뷰에서 “심판에게 집중해서는 안 된다. 경기는 90분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기회를 놓쳤다”며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팀 내부에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시메오네 감독 또한 “승점 6점을 얻고도 탈락한 현실이 슬프다”며, 결정력 부재와 경기 관리 미숙을 인정했다.
"우리가 미키마우스 보러 미국 온 줄 알아?"… 언더독 보타포구의 대반란

AT 마드리드의 탈락은 곧 보타포구의 반전 드라마 완성을 의미했다. 유럽의 두 거함(PSG, AT 마드리드) 사이에서 생존에 성공한 그들은 예상 밖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보타포구 수비수 알렉스 텔레스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우리가 디즈니랜드 구경을 위해 미국에 왔다고 했지만, 우리는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며 “브라질 축구의 가치를 보여준 결과”라고 남미 강호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무너진 라리가 강호의 자존심

AT 마드리드는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저력을 끝내 클럽 월드컵에서 재현하지 못한 채 허무한 탈락을 맞았다.
반면,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킨 보타포구는 브라질 축구의 자존심을 지키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실패는 AT 마드리드에게 향후 라리가 시즌을 대비한 전력 재정비와 팀 리빌딩의 필요성을 절실히 상기시키는 결과가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