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亞 전체 강호 될 것" 중국, 월드컵 더 어려워진다..."아르헨 혈통 37명 귀화라니" 비판→"FIFA 규정 지켰다" 반박

스포츠

OSEN,

2025년 6월 25일, 오전 01:19

[OSEN=고성환 기자] 말레이시아 축구가 공격적인 귀화 정책으로 아시아 축구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말레이시아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전 말레이시아 대표팀 주장 사피 살리는 '하리마우 말라야(말레이시아 호랑이·말레이시아 대표팀 애칭)'의 혼혈 선수 영입은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살리는 귀화 선수 의존도가 높아지는 건 기존 선수들의 부진 때문이라는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대표팀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일 뿐 절박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적극적으로 귀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조부모 혈통까지 뒤져 네덜란드 혼혈 선수들을 대거 유입시킨 인도네시아의 모델을 따르고 있는 것. 지난 3월에 엑토르 헤벨과 가브리엘 팔메로가 말레이시아 국가대표로 데뷔했고, 최근엔 주앙 피게이레두, 호드리고 올가도, 존 이라사발, 파쿤도 가르세스, 이마놀 마추카까지 새로 합류했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는 훨씬 강해진 전력을 자랑 중이다. 지난 10일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예선 F조 2차전에서에서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4-0으로 격파하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귀화 선수 6명이 뛰었고, 피게이레두와 올가도는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메트로 말레이시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아르헨티나 출신 혼혈 선수를 최대 37명까지 귀화시킬 계획이다. 

조호르 다룰 타짐 소속의 베르그손 다 실바와 마누엘 이달고가 다음 귀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37명 모두 유럽 및 남미 리그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커리어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 말레이시아는 이 같은 대규모 귀화 정책은 단순히 수적 확장이 아니라 '질적 향상'을 동반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신태용 감독도 OSEN과 통화에서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들이 실질적으로 강해지고 있다"라고 짚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주변 국가에서는 말레이시아를 크게 경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므르데카'는 '무섭다'고 표현했고, 베트남 '소하' 역시 "지금의 귀화 흐름이 지속된다면,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최강국 자리를 넘어서 아시아 무대에서도 위협적인 팀이 될 것"이라며 "2027년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베트남에게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동남아 국가뿐만 아니라 중국도 말레이시아의 대량 귀화가 거슬리긴 마찬가지다. 중국 '시나 스포츠'는 "말레이시아는 아르헨티나 출신 혼혈 선수를 최대 37명까지 귀화시키려 하고 있다. 9월 평가전에서 6~10명을 선발할 계획"이라며 "이는 세계 축구 최대 규모의 혈연 귀화 '오디션'으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매체는 "말레이시아는 주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 등 라틴 축구 강국에서 혈연을 가진 선수들을 찾아 귀화시키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남미는 말레이시아인의 전통적인 해외 거주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혈연 적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6월 오만에 패해 월드컵 예선 18강전에 진출하지 못한 뒤 귀화 전략을 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라고 전했다.

물론 말레이시아는 귀화 선수 발탁에 있어서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베트남전을 앞두고 귀화 선수 5명의 출전 자격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베트남 언론은 과거 서류 위조로 가짜 귀화 선수를 만들어 29경기 몰수패를 당했던 동티모르의 사례를 언급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진] 사피 살리.

한 가지 분명한 건 말레이시아가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앞으로 더 강해질 일만 남았다는 것. 안 그래도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중국의 시나 스포츠는 "말레이시아의 아르헨티나 '오디션'이 통과된다면 그들은 동남아에서 신흥 강팀이 될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도 경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변국의 경계와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살리는 말레이시아 대표팀의 귀화 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FIFA 규정을 준수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물론 이전 선수들이 실패한 건 아니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축구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경기력이나 결과 면에서 계속해서 발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추가 귀화는 피터 클라모브스키 감독에게 달려 있다. 그는 팀을 발전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라며 "선수들이 감독의 기준에 부합하고 시스템에 적응하는 한, 내가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팬들에게도 비판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살리는 "중요한 것은 팀의 성공이다. 끊임없는 부정적인 태도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FIFA 규정을 어기지 않는다. 최고와 경쟁하려면 결과가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정상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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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말레이시아 대표팀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