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35)이 생애 첫 올스타전 MVP를 거머쥐었다.
박동원은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에 나눔 올스타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 1회 첫 타석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기자단 유효 투표수 28표 중 27표를 받아 득표율 96.4%의 압도적인 지지로 MVP가 됐다. 나머지 1표는 나눔 이주형(키움)에게 돌아갔다. LG 소속 올스타전 MVP는 1997년 류지현, 2011년 이병규에 이어 역대 3번째로 14년 만이다.
1회 첫 타석부터 박동원이 홈런을 폭발하며 MVP를 찜했다. 2-1로 나눔이 역전한 1회 2사 1루에서 드림 선발투수 박세웅의 5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시속 140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투런포.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박동원은 양팔을 번쩍 들면서 기뻐했다.
2회 2사 1,3루에선 우규민과 8구까지 이어진 긴 승부에서 좌전 적시타를 치며 1타점을 추가했다. 스코어를 7-1로 벌린 쐐기타.
4회 2사 1,2루에선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7회 마지막 타석에서 김택연의 초구를 좌전 안타로 장식하며 MVP를 굳혔다.
9회 수비를 앞두고 대수비 김형준과 교체돼 경기를 마친 박동원은 나눔의 8-6 승리와 함께 MVP 영예까지 누렸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박동원은 “이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퓨처스 올스타 MVP(손용준)도 우리 팀에서 나왔는데 미스터 올스타까지 다 나와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런 상패를 너무 받고 싶었다. 행복한 하루다. 하늘이 저한테 큰 운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타석에서 딸 채이 양의 손을 잡고 타석에 들어서는 퍼포먼스로 팬들을 아빠 미소 짓게 한 박동원은 “딸이랑 어디 놀러가면 많이 알아봐주신다. 따뜻한 말씀들도 많이 해주신다. 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건 LG와 KBO 팬분들이 사랑을 많이 주신 덕분이다”며 감사 메시지도 전했다.
박동원은 올스타전 MVP 수상이 LG의 후반기 선두권 경쟁에 긍정적 기운이 되길 바랐다. 그는 “(1위) 한화는 너무 좋은 강팀이다. 4.5경기가 그렇게 쉬운 차이는 아니지만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다”며 “작년에 (최)형우 형이 미스터 올스타를 받고 KIA가 우승한 게 기억에 많이 남았다. 작년 형우 형과 KIA처럼 (올스타전 MVP 기운으로) LG가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령(40세 6개월 20일) 올스타전 MVP가 된 최형우의 KIA가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 전반기 2위(48승38패2무 승률 .558)로 마친 LG는 1위 한화(52승33패2무 승률 .612)에 4.5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단기간에 역전하기 어려운 간격이지만 6차례 맞대결이 LG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한편 퍼포먼스상은 ‘담을 넘은 천사’라는 컨셉으로 날개를 달고 등장한 전민재(롯데)가 받았다. 구단 마스코트 윈지를 뛰어넘고 큐피드 화살처럼 야구공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전민재는 팬 투표 14만3843표 중 3만5687표로 25% 지지를 받았다. 롯데는 2023년 김민석, 지난해 황성빈에 이어 3년 연속으로 퍼포먼스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드림 올스타 9번 타자 유격수로 데뷔 첫 올스타전에 나서 시작부터 끝까지 경기를 다 뛴 전민재는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그는 “퍼포먼스상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받아서 깜짝 놀랐다. 투표를 해주신 많은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박)건우 형이 받을 줄 알았다. 패트와 매트 패러디한 것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스타전은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경기가 지날수록 긴장이 풀렸다. 재미있게 즐긴 하루였다”며 9회 마지막 타석에서 김서현(한화)에게 좌전 안타를 터뜨린 것에 대해 “김서현 선수가 당연히 전력 투구를 할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려고 했는데 안타가 나와 기분 좋았다. 이 안타가 후반기 좋은 출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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