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볼티모어 오리올스 우완 투수 딘 크레머(29)가 시즌 최고 투구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시즌 초반에는 한국이나 일본에 올 수 있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제는 그럴 일이 없어 보인다.
크레머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볼티모어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3연승을 달린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5위 볼티모어는 43승50패(승률 .462)가 됐다.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을 만큼 안정된 투구로 마이애미를 압도했다. 총 투구수 99개로 최고 시속 95.1마일(153.0km), 평균 93.5마일(150.5km) 포심 패스트볼(40개) 중심으로 스플리터(24개), 싱커(15개), 커터(11개), 커브(9개)를 다양하게 던졌다. 보더라인에 걸치는 싱커로만 3개 루킹 삼진을 잡았고, 주무기 스플리터도 존에서 잘 떨어졌다.
이날까지 크레머는 올 시즌 19경기(18선발·108⅓이닝) 8승7패 평균자책점 4.24 탈삼진 88개를 기록 중이다. 볼티모어가 지구 꼴찌로 떨어졌지만 팀 내 최다 이닝, 승리를 거두며 1선발 역할을 하고 있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8승을 따낸 크레머는 2023년 13승을 넘어 개인 한 시즌 최다 14승도 가능한 페이스다.
크레머는 시즌 초반만 해도 조만간 아시아 무대로 올 수 있는 투수로 평가됐다. 지난 4월14일 ‘USA투데이 스포츠’는 ‘일본과 한국 스카우트들이 볼티모어 선발 크레머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그는 내년 메이저리그 FA 시장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3년간 20경기 이상 꾸준히 선발 등판한 투수가 아시아 무대로 가는 게 현실적이지 않아 보였지만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밥 나이팅게일 기자가 전한 소식이라 마냥 무시할 수 없었다.
올해 연봉 295만 달러를 받는 크레머는 내년이 연봉 중재 자격 2년차. 이 시기 선수들은 웬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면 시즌 후 논텐더로 풀리기 마련이다. 시즌 초반 성적이 안 좋았던 크레머도 시즌을 마치고 논텐더 방출된 뒤 아시아 리그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한국과 일본 구단 스카우트들이 크레머를 집중 관찰 대상으로 분류한 듯하다.
4월까지만 해도 그렇게 될 것 같았다. 시즌 첫 6경기에서 크레머는 2승4패 평균자책점 7.04로 부진했다. 30⅔이닝 동안 삼진도 20개만 잡아 9이닝당 5.9개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5월 이후 13경기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반등했다. 77⅔이닝 동안 삼진도 68개를 잡아내면서 9이닝당 7.9개로 늘었다.
토니 만솔리노 볼티모어 감독대행은 12일 경기 후 “최근 크레머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위가 점점 좋아지고 있고, 매 경기마다 패스트볼에 힘이 느껴진다. 스플리터도 날카로웠고, 변화구도 적절한 위치에 잘 떨어뜨렸다. 매우 경쟁력 있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일본인 투수 스가노 토모유키가 18경기(99⅓이닝) 7승5패 평균자책점 4.44 탈삼진 59개로 무난하게 적응하며 크레머와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나머지 선발투수들은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하나같이 부진하다. 선발진이 약한 볼티모어가 시즌 후 크레머를 논텐더로 풀 가능성은 낮다. 만에 하나 논텐더가 되더라도 이 정도 선발을 다른 팀들이 안 데려갈 리 없다. 당분간 한국 또는 일본으로 갈 일은 없어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