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단 프런트와 치어리더 부부의 '슬기'로운 올스타전 나들이

스포츠

뉴스1,

2025년 7월 13일, 오전 08:00

SSG 박슬기 파트너(왼쪽)와 이미래 한화 치어리더 부부.(SSG 랜더스 제공)

"둘이서 올스타전에 함께 온 건 처음이네요."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특별한 두 사람을 만났다. 바로 이미래 한화 이글스 치어리더와 박슬기 SSG 랜더스 파트너 부부다.

두 사람은 야구계에서 잘 알려진 커플이다. SK 와이번스 시절 치어리더와 구단 직원으로 인연을 맺은 뒤 연인으로 발전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혼 후 이미래 치어리더가 한화로 이적하면서 부부의 소속 팀이 달라졌지만, 애틋함은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올해 이미래 치어리더가 속한 한화의 신구장에서 올스타전이 열리면서 부부는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함께하는 의미있는 순간을 맞이했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저희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 둘 다 내려오면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 명만 내려올까 하다가 둘이 함께 하는 게 처음이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같이 대전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SSG 박슬기 파트너(왼쪽)와 이미래 치어리더.(박슬기 파트너 제공)

박슬기 파트너는 "이전까지는 올스타전에 직원 입장에서 오다보니 치어리더분들이 정확히 어떻게 준비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아내가 전날부터 10개 구단 응원가를 달달 외우고 있더라. 아내가 베테랑임에도 내려오는 차에서도 계속 연습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2019년 교제를 시작한 두 사람은 2020년 화촉을 밝혔다.

야구계에서도 흔치 않은 구단 프런트와 치어리더의 결혼은 화제를 모았다. 아직도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박슬기 파트너에 대한 부러움을 표현하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박슬기 파트너는 "야구단 직원이기에 스치듯이 얼굴이 나온적은 있지만, 결혼하고 나서 얼굴이 특정이 됐다. 처음에는 악플이 달리기도 했는데,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나 역시 결혼 초기엔 걱정을 했다. 그런데 남편이 처음에만 조금 낯설어 하더니 지금은 관심을 즐기는 것 같다"며 "결혼 5년 차인데 최근에 저희 관련 쇼츠가 돌더니 알아보시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웃었다.

지금은 소속팀이 다르다보니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

박슬기 파트너는 "일주일에 절반 정도 같이 있는 것 같다"고 했고, 이미래 치어리더는 "서로 성향이 다르고 스케줄도 다르다보니 난관이 있었다. (야구 없는) 월요일을 '패밀리 데이'로 정하고 다른 약속을 잡지않기로 정했다. 쉴 때는 반려견과 산책을 하거나 여느 커플과 다름없는 일상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SSG 박슬기 파트너(왼쪽)와 이미래 한화 치어리더 부부.(SSG 랜더스 제공)

2012년부터 본격적인 치어리더 생활을 시작한 이미래 치어리더는 올해로 14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치어리더를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왔지만, 평생 지속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지금 치어리더 외에 쇼호스트도 병행하고 있는데, 가정에 좀 더 충실하고 싶은 생각에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재다능함'은 이미래 치어리더의 가장 큰 무기다. 무엇보다 창작에 재능이 있다. 올 시즌 한화 응원의 히트상품인 '외야 플라이 송'을 만들었고, 한화 팝송 응원의 대부분을 창작했다. 가끔 야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장내 아나운서 역할을 맡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치어리더 팀장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개척자가 되고 싶은 생각도 있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플레이어로 직접 뛰는 비중이 줄더라도 후배들의 커리어를 키워주는 쪽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후배 치어리더들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기에 더 신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SSG 박슬기 파트너(왼쪽)와 이미래 한화 치어리더 부부.(박슬기 파트너 제공)

박슬기 매니저는 "마음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내의 가장 큰 장점이 에너지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발산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며 아내의 앞날에 박수를 보냈다.

남편의 응원에 아내도 애정어린 표현으로 화답했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그동안 서로 스케줄이 달라 떨어진 시간이 더 많았는데, 오랜만에 남편이 현장에서 일하는 걸 보니 멋지더라. SK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반했다"고 웃은 뒤 "앞으로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한 미래가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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