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래도 되나? 박해민이 한화 덕아웃에 앉다니…홈런 도둑맞은 채은성이 허락했다 "오늘은 같은 팀"

스포츠

OSEN,

2025년 7월 13일, 오전 09:39

[OSEN=대전, 박준형 기자] 1회말 나눔 올스타 박해민이 스파이더 복자을 한 채 아들과 함께 응원 문구를 보이고 있다.   2025.07.12 / soul1014@osen.co.kr[OSEN=대전, 박준형 기자] LG 박해민이 스파이더맨 복장은 한채 타격하고 있다.   2025.07.12 / soul1014@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오늘은 같은 팀이에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들은 올 시즌 내내 이 선수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LG 트윈스 중견수 박해민(35). KBO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를 자랑하는 박해민인데 유독 한화전에서 더 악착같이 수비했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도, 앞에 떨어지는 타구도 가리지 않고 몸을 날려 다 잡았다. 

한화가 시즌 극초반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진 것도 개막 두 번째 시리즈에서 박해민의 호수비에 잘 맞은 타구들이 줄줄이 잡힌 영향이 컸다. 한화 팬들은 오죽하면 ‘대전에 박해민을 출입 금지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런 박해민이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의 1루 홈 덕아웃에 앉았다. 지난 12일 열린 올스타전을 앞두고 일어난 진풍경. 한화와 LG는 같은 나눔 올스타로 이날만큼은 한 팀이었다. 박해민도 당당하게 한화 덕아웃 벤치에 앉았다. 

마침 한화의 주장 채은성(35)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옆에 박해민이 나타났다. 박해민은 채은성을 보며 “오늘은 같은 팀이다. 하루 허락받았다”고 말했다. 채은성도 “오늘은 괜찮다”며 박해민의 1루 덕아웃 착석을 허락했다. 

[OSEN=잠실, 박준형 기자] LG 중견수 박해민이 7회 1사 한화 플로리얼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2025.05.27 / soul1014@osen.co.kr[OSEN=대전, 박준형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13년 만에 대전에서 열리는 KBO 올스타전은 드림 올스타와 나눔올스타 대표로 나선 총 30명의 선수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한화 채은성이 팻말과 함께 등장하고 있다.   2025.07.12 / soul1014@osen.co.kr

채은성은 박해민에게 홈런을 도둑맞은 ‘피해자’이기도 하다. 지난 4월30일 대전 경기에서 2회 채은성은 LG 선발 요니 치리노스의 2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 펜스 쪽으로 큰 타구를 보냈다. 홈런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박해민이 벽을 타는 ‘스파이더맨’처럼 펜스를 붙었다. 오른손으로 펜스를 짚은 채 올라타더니 글러브를 낀 왼손을 쭉 내밀어 캐치에 성공했다. 타구가 떨어진 순간 속도가 있었지만 박해민은 공을 글러브에서 빠뜨리지 않고 확실하게 포구했다. 

그날 ‘홈런 스틸’에서 착안해 이날 올스타전에서 박해민은 진짜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나타났다. 기온 32.2도로 무더운 한여름 날씨였지만 온몸에 딱 붙는 ‘전신 쫄쫄이’ 복장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외야 수비까지 나가며 환호를 받았다. 

아들과 함께 기분 좋은 올스타전 나들이를 마친 박해민은 후반기 1위 탈환을 목표로 한다. 박해민이 주장을 맡고 있는 LG는 1위 한화에 4.5경기차 뒤진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달 27일까지 한화와 공동 1위였지만 이후 11경기에서 한화가 8승2패1무를 거둔 사이 LG는 4승7패로 주춤하며 격차가 순식간에 벌어졌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KBO 올스타전 경기는 드림 올스타와 나눔올스타 대표로 나선 총 30명의 선수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LG 김현수, 박명근, 박해민, 김영우, 박동원(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7.12 / dreamer@osen.co.kr

박해민은 “(염경엽) 감독님께서 우리는 타격의 팀이라고 말씀하시는데 타격의 팀도 맞지만 수비의 팀이라고도 생각한다. 수비에서 확실히 끊어줄 때 끊어주고, 아웃카운트를 줄여줘야 투수들도 편해진다. 그래야 감독님 말씀대로 야수들이 타격에도 집중할 수 있다. 6월에는 그런 부분이 조금 안 됐다. 수비에서 흐름을 잘 연결해야 후반기 팀이 잘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화는 1위 팀인데 당연히 세다. 너무 잘하고 있는 팀이다. 이제는 우리가 한화를 넘어서야 하는 위치에 있다. 후반기에 넘어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수비부터 착실하게 잘하다 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년에 준플레이오프부터 하면서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다. (시즌 때) 더 높은데 있어야 우승 확률이 높아진다”며 정규리그 1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5경기차로 여유 공간을 확보했지만 1위 한화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채은성은 “사람 마음처럼 되는 게 없다. 아직은 한국시리즈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들한테도 ‘설레발 칠 때 아니다’고 말한다. 최종 목표는 당연히 1위이지만 가을야구를 목표로 하며 여기까지 왔다. 그런 마음으로 하다 보면 최대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며 “후반기 시작하면 30경기 안으로 결과물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가장 힘을 내야 할 때인 만큼 선수들이 올스타 브레이크 때 잘 쉬고, 체력 관리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KBO 올스타전 경기는 드림 올스타와 나눔올스타 대표로 나선 총 30명의 선수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경기를 앞두고 한화 김경문 감독이 채은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7.12 / dreamer@osen.co.kr/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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