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도 부러워한 '학벌' 연세대 졸업 학점 무려 3.3, 1위 한화 필승맨의 고백 "1차적으로 실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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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14일, 오전 05:46

[OSEN=대전, 박준형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 8회초 한화 박상원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2025.07.12 / soul1014@osen.co.kr[OSEN=대전, 이대선 기자] 8회초 나눔올스타 박상원이 역투하고 있다. 2025.07.12 / sunday@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저는 고졸이라서…좋은 학벌이 너무 부러웠다.”

지난 12일 대전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MVP를 차지한 박동원(35·LG)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퍼포먼스에 대한 질문을 받곤 여러 선수를 언급하다 한화 투수 박상원(31)을 보면서 부러웠다고 말했다. 

나눔 올스타 베스트12 중간투수 부문에 선정된 박상원은 8회 등판하며 연세대 학사복과 학사모를 착용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양 어깨에 독수리 인형을 얹고 ‘사랑한다 연세’ 응원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은 학사모를 높게 던지는 졸업식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박동원이 부러워한 연세대 학벌을 지닌 박상원이지만 그는 대학 진학을 ‘야구적 실패’라고 돌아봤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미리 연세대 퍼포먼스를 예고한 박상원은 “야구는 잘하는 사람들이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간다. 전 좋은 학교를 갔지만 1차적으로는 (야구를) 실패해서 대학에 갔다”고 떠올리며 “학교에 요청해서 졸업 가운을 빌렸다. 그동안 운동하느라 졸업식을 한 번도 못 갔는데 모두가 보는 앞에서 졸업식을 치를 수 있게 돼 영광이다”고 말했다. 

박상원은 휘문고 졸업반이었던 2013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모두가 선망하는 명문대에 야구를 하기 위해 진학했지만 프로 지명이 또 되지 않았을 경우도 준비해야 했다. 불투명한 미래를 대비해 야구뿐만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한 박상원은 운동선수치곤 매우 높은 졸업 학점(3.3)을 받았다. 공부를 하면서도 최고 구속을 152km까지 늘리면서 대학 최고 강속구 투수로 떠올랐다. 대학 4학년 때 어깨 부상으로 6⅓이닝밖에 던지지 못했지만 강속구 투수로서 잠재력을 인정받아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한화에 지명되돼 프로의 꿈을 이뤘다. 

프로에 와서도 박상원은 ‘공부하는 선수’의 자세를 유지했다. 2017년 데뷔 첫 해부터 롤모델로 삼은 대선배 투수 정우람의 투구폼을 따라하면서 자기 것으로 만들었고, 메이저리그 출신 카를로스 비에누에바에겐 초면에 슬라이더 그립을 물어볼 만큼 배움에 열정적이었다. 비야누에바는 “박상원은 처음 만나자마자 이것저것 내게 막 질문을 했다. 스스로 발전하려는 모습이 보여 기특했다. 한화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핵심 선수가 될 것이다”며 자신의 글러브를 선물하고 떠났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 마운드에 오른 한화 박상원이 졸업식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5.07.12 / dreamer@osen.co.kr[OSEN=대전, 박준형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 8회초 박상원(왼쪽)이 마운드에 오르며 이범호 감독(가운데)에게 공을 받고 있다. 포수는 박동원. 2025.07.12 / soul1014@osen.co.kr

바로 다음해인 2018년부터 불펜 필승조로 성장해 한화의 가을야구를 경험한 박상원은 2019~2020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3년에는 마무리로 16세이브를 거뒀다. 지난해 초반 난조를 보이며 마무리 자리를 내놓고 흔들린 시기도 있었지만 후반기 1점대(1.99) 평균자책점으로 반등하면서 개인 한 시즌 최다 16홀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48경기에서 43⅔이닝을 던지며 4승3패10홀드 평균자책점 3.09 탈삼진 30개를 기록 중이다. 올해 한화의 개막전 승리, 대전 신구장 1호 홀드 모두 박상원이 해낸 것이다. 팀 내 최다 경기, 구원 최다 이닝을 소화한 기여도를 인정받아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 한화 중간투수 중 대표로 올스타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팬들과 선수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베스트12에 선정됐다. 

2023년 감독 추천 선수로 처음 올스타전에 나갔던 박상원은 “한 번 가보니 베스트로 나가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아무나 못하는 건데 꿈을 이룰 수 있어 좋다. 대전 신구장에서 하는 거라 더 좋다. 투표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우리 팀에 잘하는 중간투수들이 많은데 (김경문) 감독님께서 대표 선수로 뽑아주신 것도 감사하다. 아니었으면 여기 있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 좋다”며 매우 기뻐했다. 

[OSEN=대전, 이대선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 클리닝타임 공연 때 나눔올스타 박상원이 채은성의 딸을 보며 미소 짓고 있다. 2025.07.12 / sunday@osen.co.kr[OSEN=대전, 박준형 기자] 8회초 한화 박상원 투수가 역투하고 있다.  2025.07.12 / soul1014@osen.co.kr

이어 그는 “올해 우리 불펜투수들 다 같이 잘하고 있다. 누구 한 명이 안 좋을 때 다른 누가 대체해주면서 잘 돌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시즌 초반에도 말씀드렸는데 불펜투수는 혼자서 절대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랑 (한)승혁이 형, (김)서현이뿐만 아니라 (김)범수, (김)종수, (조)동욱이까지 모든 투수들이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며 1등을 하고 있으니까 더욱 좋다”고 이야기했다. 

팀 내 최다 12번의 연투로 멀티 이닝도 5번 있었던 박상원은 산술적으로 79경기 72이닝 페이스다. 자주 이기는 1위 팀인데다 타이트한 경기를 워낙 많다 보니 필승조 첫 머리인 박상원이 자주 등판했고, 전반기 막판에는 조금 힘이 떨어진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박상원은 “전반기에 이렇게 많이 던져본 것도 처음인데 팀이 1등하고 있으니 힘들지 않더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어렸을 때, 팀 성적이 안 날 때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경기에 더 나가고 싶으면 더 나가고 싶지,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든다. 팀에서도 믿어주시니까 자주 내보내는 거고, 책임감이 더 생긴다. 몸도 건강하다. 남은 시즌 끝까지 다치지 않고 팀이 1등을 유지할 수 있게 몸 관리도 철저하게 해서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며 남은 후반기에도 전력 투구를 다짐했다.

[OSEN=대전, 이대선 기자] 7회초 1사에서 한화 박상원이 이원석의 호수비에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2025.07.08 /sunday@osen.co.kr[OSEN=대전, 이대선 기자] 7회초 이닝을 마친 한화 박상원이 환호하고 있다. 2025.07.08 /sunday@osen.co.kr/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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