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홈런 레이스에 우승한 디아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7.1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가 독주를 펼치던 KBO리그 홈런왕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이 맹위를 떨치며 '복병'으로 떠올랐다.
디아즈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전반기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타자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타자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디아즈는 KBO리그 첫 풀타임 시즌에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88경기에 출전해 29개의 아치를 그려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올랐다.
나란히 20개를 터뜨린 공동 2위 위즈덤과 오스틴 딘(LG 트윈스)과는 9개 차. 비교적 여유가 있다.
4위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17개, 공동 5위 안현민(KT 위즈)과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이 16개를 기록하는 등 디아즈와 격차가 크다.
내친김에 디아즈는 KBO리그 외국인 타자 첫 50홈런에 도전한다.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디아즈가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하자 기뻐하고 있다. 2025.7.1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디아즈가 후반기 56경기에서 홈런 21개를 추가하면 이승엽(199년 54개·2003년 56개)과 심정수(2003년 53개), 박병호(2014년 52개·2015년 53개)에 이어 4번째 50홈런 고지를 밟는 선수가 된다.
외국인 타자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야마이코 나바로(전 삼성)가 2015년 작성한 48개다.
압도적 괴력을 펼친 디아즈는 6월 1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26·27호 홈런을 터뜨려 홈런왕을 예약한 듯 보였다.
당시 19개를 쳤던 2위 오스틴과 격차는 8개였다. 지난 시즌 홈런왕이자 당시 홈런 3위 데이비슨도 14개로 디아즈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오스틴과 데이비슨은 전반기 막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장기 결장이 불가피해 디아즈의 홈런왕 레이스 독주가 예상됐다.
그러나 '뻔해 보이던' 홈런왕 판도에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디아즈가 13경기 연속 홈런 침묵과 함께 전반기 마지막 17경기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치면서다.

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8회초 기아 위즈덤이 솔로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5.7.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디아즈가 주춤하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지난 5월 허리 통증으로 약 3주 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던 위즈덤이 6월 1군 복귀 후 타격감을 회복, 홈런 쇼를 펼치기 시작했다.
위즈덤은 6월 19일 KT전부터 10일 한화 이글스와 전반기 최종전까지 18경기에서 홈런 8개를 몰아쳤다. 특히 최근 12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7개 아치를 그리는 등 대단한 몰아치기를 펼쳤다. 한때 15개 차였던 디아즈와 거리가 9개로 좁혀졌다.
최근 홈런 페이스만 비교하면 위즈덤이 디아즈보다 낫다. 이런 흐름이 후반기까지 이어간다면 홈런왕 경쟁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된다.
위즈덤의 추격이 신경 쓰일 디아즈도 재정비, 후반기 홈런 쇼를 준비 중이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도 우승하며 홈런 감각을 끌어올렸다.
디아즈와 위즈덤 중 한 명이 홈런 1위에 오를 경우 소속팀은 모처럼 홈런왕을 배출하게 된다. KIA는 2009년 김상현, 삼성은 2011년 최형우를 끝으로 홈런왕 명맥이 끊겼다. 여기에 두 팀 모두 외인 홈런왕도 없었다.
구단의 명예와 개인의 영예를 건 디아즈와 위즈덤의 홈런왕 경쟁은 흥미진진한 후반기 관전 포인트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