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 중계방송 도중 갑작스럽게 정치 메시지를 쏟아내며 축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파리 생제르맹(PSG)이 맞붙은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경기는 첼시가 3-0으로 PSG를 완파하면서 막을 내렸다. 32개 참가 팀으로 확대된 새로운 시스템의 클럽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장식한 첼시였다.
트럼프는 경기 내내 방송 화면에 잡혔다. 트럼프는 VIP 박스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찍혔나 하면 시상대에서는 선수단만 하던 우승 세리머니에 동참하는 어이 없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도 나섰다. DAZN이 내보낸 3분 30초 분량의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져 팬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트럼프는 '미국 축구대표팀이 세계 무대에서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정치 무대, 경제 무대에서 우리는 아주 잘하고 있다"고 시작부터 질문을 피했다.
이어 트럼프는 "1년 전만 해도 세계 정상들이 '너희 나라는 끝났다'고 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나라'가 됐다"며 "우리는 아주 형편없는 정부 아래에 있었지만 지금은 '핫한 나라'고, 축구도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내년 열릴 월드컵을 앞두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는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 중 하나인 미국으로서의 기대감이 쏠린 것이었다.
트럼프는 "이건 단합에 관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함께하고, 나라 간에 사랑이 넘치는 것"이라며 "축구는 아마도 가장 국제적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진정으로 세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답했으나 이미 분위기는 싸늘해진 뒤였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트럼프의 이번 인터뷰에 대한 비판과 분노가 쏟아졌다. 이 매체는 "시상식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이 필드에 나왔을 때 받은 야유를 그대로 반영하는 듯 했다"고 강조했다.
일부 팬들은 "트럼프가 DAZN 금발 인터뷰어에게 헛소리하면서 작업 거는 중이다. 이게 대체 뭐야"라고 비아낭거렸고, 또 다른 팬은 "DAZN가 트럼프와 정치 인터뷰를 왜 방송하는건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한 팬은 "이번 트럼프 인터뷰는 정말 창피하다. DAZN과 FIFA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대놓고 저격했고 "DAZN의 트럼프 인터뷰는 그냥 선전방송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대체 DAZN이 왜 클럽 월드컵에서 트럼프 인터뷰를 방송하고 있는 거야? 그가 그동안 한 걸 생각하면 이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진심으로 생각한 건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첼시는 이날 콜 파머의 전반 멀티골과 주앙 페드루의 쐐기골로 PSG를 완파, 구단 역사상 두 번째 클럽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지나친 존재감은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누구였는가'를 흐리게 만들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