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토트넘이 공격진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하며 전술적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손흥민(32)의 거취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토트넘은 1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쿠두스의 영입을 발표했다. 새 등번호는 20번. 계약 조건은 비공개지만 BBC는 토트넘이 2031년까지 6년 계약을 체결했고 바이아웃(8500만 파운드, 1585억 원)보다 낮은 5500만 파운드(1025억 원)에 웨스트햄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쿠두스는 단순한 공격 옵션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자원이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원풋볼은 “쿠두스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90분당 3.18회의 태클을 기록하며 전방 압박과 수비 기여에서도 뛰어난 수치를 보여줬다”며 “이는 맨시티의 제레미 도쿠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프랭크 감독이 추구하는 하이프레싱 시스템과 완벽히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원풋볼은 “토트넘이 쿠두스를 데려오며 윙어 포지션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이적시장 최대 변수로 손흥민의 존재를 꼽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손흥민은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막대한 이적료와 연봉을 제시하며 손흥민에게 문을 두드리고 있다. 토트넘 내부에서도 그의 계약이 만료되기 전 이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풋볼런던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팬들 중 57%가 “지금이 손흥민을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낼 적기”라고 응답했다.
반면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손흥민이 팀에 남았을 때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자산들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에 성공한 지금 주장 손흥민을 매각하는 것은 전략적 실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 시즌 손흥민의 퍼포먼스가 예년만 못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UCL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의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 토트넘 수문장이자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폴 로빈슨 역시 팟캐스트를 통해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단기적 시야에 불과하다”며 “그는 토트넘의 아이콘이자 팬들과의 연결고리이며 주장으로서 팀 내 영향력은 압도적”이라고 주장했다.
팬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손흥민의 생일이었던 지난 8일, 토트넘은 공식 SNS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는데 수많은 팬들이 ‘생일 축하’와 함께 “떠나지 말라”는 댓글을 남기며 그의 잔류를 호소했다.
수치도 그를 말해준다. 축구 전문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지난 시즌 손흥민이 선발 출전한 24경기에서 토트넘은 승률 41.7%를 기록했다. 반면 손흥민이 결장한 14경기에선 고작 1승(승률 7.1%)에 그쳤다. 또 손흥민이 뛴 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2.1골을 기록한 반면, 그의 부재 시엔 평균 득점이 1골로 떨어졌다.
물론 모든 수치를 손흥민의 영향으로만 해석하긴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는 단순한 전력 이상의 의미를 지닌 선수라는 점이다. 주장으로서의 상징성, 리더십, 그리고 경기력 기복 없는 결정력은 여전히 토트넘에 꼭 필요한 자산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