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박승민 인턴기자) 방출의 아픔을 이겨내고 재기를 이뤄냈던 두 투수가 나란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소속의 투수 원종현은 이번 시즌 39경기에 나와 35.2이닝을 투구하며 1승 2패 4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 중이다.
또한 롯데 자이언츠 소속의 투수 김상수는 이번 시즌 44경기에 나와 35.2이닝 동안 1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6.56을 기록 중이다.
야구 통계 제공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번 시즌 원종현과 김상수가 기록하고 있는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각각 -1.16, -0.6이다. WAR은 해당 선수가 대체 선수 대비 어느 정도 팀의 승리에 기여했는가를 보여준다. 두 선수는 모두 이 지표에서 음수를 기록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팀의 승리에 기여하지 못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두 투수 모두 방출의 아픔을 겪은 후 재기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원종현은 재기 이후 찾아온 대장암을 극복하고 다시 마운드에 올라서기도 했다.
2006년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11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원종현은 입단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 부진에 부상까지 겹치며 결국 2010시즌 이후 LG에서 방출된 원종현은 선수 생활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방출 이후 재활에 성공한 원종현은 당시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입단 테스트에 합격하며 프로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NC에 입단해서도 순탄치 않은 생활을 보내던 원종현은 우여곡절 끝에 2014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이 시즌 73경기에 나서 71이닝을 투구하며 11개의 홀드를 기록, 평균자책점 4.06으로 성공적인 1군 데뷔 시즌을 보냈다. 이 시즌 최고 구속 155km/h를 기록하기도 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키워 갔다.
하지만 2015시즌을 준비하던 도중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과 투병을 거쳐 그해 8월이 되어서야 완치 판정을 받은 원종현이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원종현은 더욱 강력해진 구위를 자랑하며 본인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2015시즌 5월에야 1군 무대에 복귀한 원종현은 이 시즌 54경기에 나서 70.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3세이브 17홀드를 곁들이며 팀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암 투병 이후 부활을 알린 시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이후 팀의 필승조로서 중간과 마무리 투수를 오갔던 원종현은 2023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와의 FA 계약을 통해 이적하게 됐다. 하지만 부상과 재활로 2023-24 두 시즌 간 22.1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이번 시즌은 원종현이 키움 이적 이후 부상 없이 치르는 첫 시즌이다. 원종현은 전반기동안 4개의 홀드와 7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전천후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지만, 4개의 블론세이브와 1개의 블론홀드와 함께 WAR -1.16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IRS%(승계 주자 실점률)이 63.6%에 달한다. 원종현의 커리어 통산 IRS%는 40.4%, 이번 시즌 리그 평균 IRS%는 35%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번 시즌 상당히 높은 승계 주자 실점률을 기록하고 있다.
부정적 지표와는 별개로 6월 한 달간 ERA(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부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시즌 평균 구속이 146.3에 달하는 만큼 구속은 전성기 수준에 다다랐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남은 시즌 활약에 따라 평가가 반전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2006년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김상수는 2009시즌 1군 무대에서 60이닝을 소화하는 등 중용되었지만 ERA 6.00을 기록하며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이후 2010시즌을 앞두고 당시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이적하게 됐다.
히어로즈로 이적한 김상수는 201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67경기에서 74이닝을 투구하며 21개의 홀드와 ERA 4.62를 기록했다. 이후 2020년까지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히어로즈의 필승 불펜으로 활약했다. 특히 2019시즌에는 역대 KBO리그 최초 단일 시즌 40홀드를 달성하며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2020시즌 이후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SSG 랜더스로 이적한 김상수는 2022시즌 이후 부진으로 인해 방출됐다.
하지만 롯데가 그를 영입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됐다. 롯데에 입단한 김상수는 2023시즌 67경기에 나서 52이닝을 투구하며 18홀드 1세이브 3.1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활약에 힘입에 롯데와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김상수는 이듬해에도 74경기에서 73.2이닝을 투구하며 2세이브 17홀드와 4.1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두 시즌 연속으로 롯데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 WAR -0.6을 기록하며 커리어로우급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37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상수는 급격히 증가한 피안타율에 더해 제구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방출의 아픔을 딛고 팀의 중심 선수로 활약했던 두 선수가 이번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한 전적이 있는 두 선수가 다시금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올스타전 기간 잠시 휴식을 가졌던 2025 KBO리그는 17일 주말 4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 레이스의 막을 연다.
사진=연합뉴스, 롯데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