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일본 축구가 남녀 동반 우승에 실패한 뒤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남자 대표팀은 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지만, 여자 대표팀은 한국을 상대로 허용한 경기 막판 동점골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일본 '사커킹'은 16일 "동아시안컵이 막을 내렸다. 일본 남자 축구대표팀은 2연패를 달성했지만, '나데시코 재팬(일본 여자 축구대표팀 애칭)'는 설마 했던 3위에 그쳤다"라고 보도했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16일 여자부 최종전을 끝으로 종료됐다. 남자부는 전날 한국이 일본에 0-1로 패한 경기를 끝으로 먼저 폐막했다. 일본이 3전 전승을 거두며 지난 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챔피언이 됐고, 한국은 2승 1패로 2위에 그쳤다.

여자부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최종전에서 대만을 2-0으로 제압하면서 20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것. 한국은 후반 25분 지소연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후반 40분 장슬기의 쐐기골을 엮어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2무, 승점 5로 일본, 중국과 동률을 이뤘으나 삼자간 맞대결 다득점에서 가장 앞서면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최종전에서 일본과 중국이 0-0으로 비겨준 덕분이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이 나왔다면 그대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득점도 없이 무승부를 거두면서 한국에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신상우호는 첫 경기에서 중국과 2-2로 비겼고, 일본을 상대로도 1-1 무승부를 거뒀다. 두 경기 다 경기 막판에 터진 지소연과 정다빈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을 챙길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 대만을 잡아내면서 2005년 초대 우승 이후 첫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는 데 성공했다.

'리빙 레전드' 지소연도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 2022 아시안컵에서 첫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중국에 2-3으로 패하며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전 극장 동점골에 이어 대만전 결승골까지 터트리며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한국에 트로피를 내준 일본 축구. 남녀 동반 우승을 꿈꿨지만, 정말 한 끗 차로 놓치고 말았다. 특히 일본 여자축구는 동아시안컵 2연패를 기록 중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큰 모양새다.

사커킹은 "대회 3연패를 목표로 했던 나데시코 재팬은 뜻밖의 3위를 차지했다. 일본과 중국, 한국 3개국이 나란히 1승 2무를 기록하는 대혼전 속에서 대회 규정에 따라 맞대결 다득점이 가장 많았던 한국 여자팀이 우승을 차지했다"라고 전했다.

일본 주장 다카하시 하나 역시 중국전을 마친 뒤 우승 실패를 직감한 듯 "이기기 위한 준비를 해왔는데 나의 실력 부족에 화가 난다"라고 자책했다. 일본 '산케이'는 "이기면 우승이 확정되는 경기에서 득점을 가져올 수 없었다"라며 "주장 하나는 경기 후 분통을 터뜨렸다"라고 전했다.

한편 동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동아시안컵의 다음 대회는 2028년 중국에서 열린다. 그다음 대회는 2030년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둘 다 이번 대회와 달리 1월에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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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