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78억 원 잠수함’ 엄상백(KT 위즈)이 전반기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 속 선발 자리를 2년차 황준서에게 내줬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우천 취소된 17일 수원 KT 위즈와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엄상백의 불펜행 소식을 전했다. 엄상백 자리는 1라운드 출신 2년차 좌완 황준서가 메운다.
김경문 감독은 “엄상백에게 양해를 구했다. 황준서의 페이스가 좋고 잘 던지고 있다”라며 “엄상백이 흔쾌히 결정을 따랐고, 나중에 다시 잘 던지면 선발 시켜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선발 로테이션은 황준서가 들어가는 걸로 했다”라고 밝혔다.
엄상백은 4년 최대 78억 원 FA 계약 첫해를 맞아 부진에 부진을 거듭했다. 부담이 컸는지 전반기 15경기에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을 남기는 데 그쳤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가 1.72, 피안타율이 .314에 달했다. 엄상백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9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3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고, 결국 불펜에서 후반기를 시작하게 됐다.
엄상백은 당분간 뒷문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이 조금 흔들렸을 때 뒤에 내보낼 생각이다. 불펜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아줘야 한다”라며 “내가 볼 때 엄상백의 공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부담이 되는지 뭐가 잘 안 맞는다. 지난번에 점수가 많이 났을 때 승리를 챙겼으면 마음이 편해졌을 텐데 아쉽다. 본인이 밝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 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잘 이해해줘서 감독으로서 고맙다”라고 선수를 격려했다.
반대로 황준서는 7월 3경기 평균자책점 0.90(10이닝 1자책)의 호투 속 5선발 자리를 부여받았다. 10일 광주 KIA전 6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투구가 선발 합류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는 문동주 다음으로 들어간다. 다만 날씨가 맨날 오락가락하고 팀 상황이 바뀔 수 있으니 팀에 맞게끔 선수를 다시 바꿀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반기를 2위 LG 트윈스에 4.5경기 차 앞선 1위로 마친 김경문 감독은 “이제 57경기가 남았는데 전반기는 잊어야 한다”라며 “후반기도 매 경기 집중해야한다. 야구가 매번 이기고 싶지만, 매번 이길 수 없지 않나. 그러니 이길 찬스가 왔을 때 더 집중해서 이기고 가야 한다. 상대가 어떤 결과를 내는 걸 신경 쓰지 말고 우리는 우리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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