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후반전를 한국 홍명보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홍명보호가 중점적으로 실험한 건 백스리 전술이었다. 중앙 수비수 세 명을 두고 양쪽 윙백이 공수를 오가며 숫자 싸움에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전형이다.
지난해 9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통해 출항한 홍명보호는 백포를 기반으로 한 4-2-3-1 전술을 활용했다. 홍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하기 전인 울산HD 시절에도 즐겨 쓰던 시스템이다.
홍명보호는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자 곧장 백스리 전술 실험에 나섰다. 본선 무대에서는 강한 상대와 마주하기에 수비적인 안정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 얼마나 강한 전술을 가지고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백스리는 전력이 떨어지는 중국, 홍콩을 상대로는 문제점을 노출하지 않았으나, 한 수 위 일본을 만나자 크게 흔들렸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공격은 전개되지 않았고 단순한 롱볼 축구가 반복됐다. 수비 상황에서는 측면이 공략당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리그와 J리그로 꾸려진 선수단에서 새 얼굴의 가능성을 본 건 소득이다. 이호재(25·포항 스틸러스), 서민우(27·강원FC), 강상윤(21·전북 현대) 등이 경쟁력을 보인 만큼 향후 기량을 얼마나 더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홍 감독도 “많게는 5명 이상 가능성을 봤다”며 “꾸준히 잘하면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상우(49)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16일 최종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1승 2무로 왕좌에 올랐다. 중국, 일본과 같은 승점을 기록했으나 맞대결 팀 간의 골 득실에서 앞섰다. 2005년 여자부 초대 대회 이후 20년 만에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대만 경기. 2 대 0으로 승리하며 우승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랜 숙제였던 신구 조화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확인했다. 이번 대표팀은 25명의 선수 중 14명이 2000년 이후 출생자다. 최전방을 지킨 문은주(25·화천 KSPO)와 한일전에서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린 정다빈(20·고려대)이 대표 주자다. 이번에 새롭게 발굴한 멀티 자원 김민지(22·서울시청)도 장래가 밝다.
신상우호는 내년 3월 2027 FIFA 여자 월드컵 예선을 겸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나선다. 여자 아시안컵 이전까지 신구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신 감독은 “소집 첫날부터 베테랑 선수들의 간절함이 느껴졌고, 어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며 “이번 대회 우승은 우리의 신구 조화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대 대만 경기. 신상우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