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박승민 인턴기자) 부진이 길어진다.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재윤은 이번 시즌 37경기에 나서 32.0이닝을 투구하고 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하고 있다. 야구 통계 제공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구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0.35에 달한다. 1군 데뷔 이래 WAR 음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불펜 강화를 위해 4년 58억의 FA 계약을 통해 kt위즈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재윤이다. 이적 첫해에는 65경기에서 66이닝을 투구하며 11홀드 25세이브 평균자책점 4.09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kt위즈 시절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활약이었지만, 불펜 기근으로 인해 고민이 깊던 삼성에 든든한 필승조로 활약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데뷔 이래 최악의 부진을 기록 중인 이번 시즌이다.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김재윤이지만 부진이 지속되며 마무리 자리를 이호성에게 내주게 되었다. 중간 투수로 보직을 변경한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232에 그쳤던 김재윤의 피안타율은 이번 시즌 .278까지 치솟았다. 9이닝당 볼넷은 3.41개에서 1.69개로 크게 감소하며 제구 부문에서는 안정감이 증가했지만 구위 감소로 피안타와 피장타 허용이 늘었다. 피OPS는 .832에 달한다. 이번 시즌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 중 이와 비슷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로는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OPS .829)이 있다. 이번 시즌 김재윤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평균적으로 송성문과 비슷한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김재윤이 이번 시즌 기록하고 있는 IRS%(승계 주자 실점률)는 60%에 달한다. 김재윤의 커리어 통산 IRS%는 28.5%, 이번 시즌 리그 평균 IRS%가 35%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승계주자 실점률을 기록하고 있다.
BABIP(인플레이 타구 피안타율) 역시 지난 시즌 .238에서 이번 시즌 .292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다만 김재윤의 커리어 통산 BABIP이 .30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시즌이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포심의 평균 구속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 141.9km/h를 기록하며 커리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144km/h를 기록하며 구속을 회복했다. 하지만 커리어 평균 포심의 구종 가치 8.6을 기록하며 묵직한 구위를 자랑하던 포심 패스트볼이 이번 시즌 -3.1의 구종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포심의 피안타율은 .303에 달하며, 특히 피장타율은 .652에 달한다. 직구를 타자들이 공략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음에 더불어, 맞으면 장타가 될 확률도 높아졌다. 주무기가 타자들을 공략하는 데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타며 상위권에 자리하던 삼성은 이후 하락세를 타며 8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시즌, 삼성은 5위 kt와 2.5경기차 벌어져 있다. 후반기 상승세를 타면 충분히 가을야구 진출 그 이상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시즌 내내 좋은 전력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불펜으로 인해 고전하던 삼성이다. 김재윤이 후반기에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가 삼성의 남은 시즌 성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17일 오후 6시 30분 대구에서 예정돼 있던 키움과의 후반기 첫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며, 18일 키움과의 후반기 첫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