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지난 17일 예정됐던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의 설종진 감독 대행은 "선수들보다 제가 더 긴장되는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퓨처스(2군) 팀을 이끌던 설 감독 대행은 지난 14일 보직 해임된 홍원기 감독의 뒤를 이어 1군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1군 경기는 퓨처스와 확실히 다르다. 준비할 게 훨씬 많고, 제가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선수단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장 송성문과도 자주 대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부임 다음 날인 15일, 그는 첫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절실함이 부족한 것 같다"고 언급한 이유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한 건 사실이지만,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축 선수들이 빠졌을 때 퓨처스 팀에서 백업이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홍원기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1973년생 동기로서, 평소에도 절친한 사이다. 설 감독 대행은 "조만간 여유가 생기면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퓨처스 사령탑 출신으로 1군 엔트리 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기존 선수들에게 우선 맡기되, 9월 확대 엔트리 이후에 변화 가능성을 검토할 생각"이라며 "코칭스태프와 상의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갑작스럽게 중책을 맡은 그는 부담감으로 며칠째 잠을 설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야구계 선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다"며 "특히 ‘너무 앞서나가지 말고 일단 지켜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역시 경험자의 조언은 다르더라"고 말했다.
감독 대행 데뷔전이 우천으로 연기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묻자 그는 “솔직히 빨리 해보고 싶었다.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하지 않나”라며 “TV로 보는 것과 직접 현장에서 운영하는 건 다를 테니, 빨리 경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오늘 경기 취소로 시간을 얻었으니 주장 송성문을 비롯해 베테랑 선수들과 1대1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성적에 대한 압박보다는, 홍원기 전 감독님이 구상했던 시즌 마무리를 잘 이어갔으면 한다는 뜻을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