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후반기 성패는 이정후(26)의 방망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주로 전하는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18일(이하 한국시간) “후반기 샌프란시스코가 가을 야구를 꿈꾸기 위해 반드시 반등해야 할 세 선수”를 선정하며, 이정후를 중심축으로 꼽았다.
샌프란시스코는 52승 45패로 전반기를 마감하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단 0.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2021년 이후 첫 가을 무대를 노리는 가운데, 팀 전력의 '상한선'을 결정지을 변수는 이정후의 타격 회복 여부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개막 후 14경기에서 타율 .365, OPS 1.130, 홈런 3개, 도루 3개를 기록하며 KBO MVP 출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4월 중순 이후 73경기 동안은 타율 .222, OPS .620에 그치며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출루율(.285)과 장타율(.335) 모두 급락했고, 5월 14일 이후로는 홈런이 전무할 정도로 장타 생산도 뚝 끊겼다.
당초 중심타선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까지는 6~8번 타순을 오가는 하위 타선 자원으로 기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에서는 흔들림 없는 플러스 수비력을 유지하며 팀에 꾸준히 기여해왔다.
7월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이정후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24, OPS .852, 장타율 .486을 기록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홈런은 여전히 없지만, 2루타와 3루타를 연달아 터뜨리며 타격감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 매체는 “이정후가 남은 시즌 OPS .750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비에서의 기여까지 더한다면, 샌프란시스코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 수 있는 핵심 자원”이라고 분석했다.
이정후와 함께 이름을 올린 또 다른 두 선수는 라파엘 디버스와 윌리 아다메스다. 두 선수 모두 이정후 못지않은 전반기 기복을 겪었다.
디버스는 시즌 초반 이적 효과를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통산 OPS .855, 올 시즌 전체 OPS .844라는 숫자만 보면 안정적이지만, 자이언츠 이적 후 25경기에서는 타율 .202, OPS .652에 머무르며 홈런 2개, 타점 10개에 그쳤다. 출루율(.326)과 장타율(.326) 모두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거액 계약으로 데려온 FA 거포가 제 몫을 못 하고 있는 만큼, 후반기 반등은 필수 과제가 됐다.
아다메스는 시즌 초반 리그 최하위권 성적을 기록하다 최근 상승세를 탔다. 6월 7일 기준 타율 .193, OPS .584에서 7월 중순 현재 최근 31경기 OPS는 무려 .892로 수직 상승했다. 타율 .282, 출루율 .364, 장타율 .527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오프시즌에 자이언츠가 구단 역사상 최고 금액으로 계약한 이유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불펜과 선발진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굴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타선의 반등이 절실하다.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할 세 명의 타자들, 특히 이정후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 ‘바람의 손자’로 불리던 이정후가 후반기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