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팀 K리그가 '프리미어리그 명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꺾으며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증명했다. 박승수(18)도 열흘 만에 돌아온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짧게나마 뉴캐슬 비공식 데뷔전을 소화했다.
팀 K리그는 3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번 프리시즌 친선경기는 1892년 창단한 뉴캐슬의 첫 한국 투어다. 뉴캐슬은 팀 K리그와 먼저 맞붙은 뒤 내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겨 토트넘을 상대한다.
한국 선수들과 연도 있는 구단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미드필더 기성용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뉴캐슬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최근엔 2007년생 유망주 박승수가 수원 삼성을 떠나 뉴캐슬로 이적했다. 박승수는 곧바로 이번 투어에 동행하며 다시 한번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밟게 됐다.
김판곤 감독과 이정효 수석코치가 지휘하는 팀 K리그는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모따-전진우, 김진규-이창민-김동현-이동경, 토마스-박진섭-변준수-어정원, 조현우가 선발로 나섰다.
에디 하우 감독이 이끄는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앤서니 고든-윌리엄 오술라-안토니 엘랑가, 산드로 토날리-조 윌록-루이스 마일리, 토니 리브라멘토-알렉스 머피-자말 라셀스-에밀 크라프트, 닉 포프가 먼저 출격했다. 하우 감독이 출전 시간을 주겠다고 밝힌 박승수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팀 K리그는 예고했던 대로 수비 라인을 높이 끌어올리며 공격적인 압박을 펼쳤다. 며칠 전 싱가포르에서 아스날전을 치르고 온 뉴캐슬 선수들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초반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전반 7분 김진규가 전방에서 공을 끊어냈고, 모따가 수비를 등지며 뒤로 공을 내줬다. 이를 이동경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공은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 18분 이창민이 중원에서 공을 뺏어낸 뒤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갔지만, 마지막 패스가 크라프트의 결정적 수비에 막혔다. 1분 뒤 윌록의 크로스 시도가 굴절되며 골대로 향했지만, 조현우가 잘 잡아냈다. 전반 22분 이동경의 왼발 중거리 슈팅도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뉴캐슬이 반격했다. 전반 31분 엘랑가가 박스 우측에서 크라프트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그대로 슈팅을 날렸다. 위협적인 슈팅이었지만, 공은 골대 위로 살짝 넘어갔다.
팀 K리그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36분 중원에서 공을 끊어내며 역습 기회를 맞았고, 이동경이 중앙을 돌파한 뒤 왼쪽으로 침투하는 김진규 앞으로 공을 보냈다. 김진규는 침착하게 한 번 접으며 수비를 따돌린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김진규와 팀 K리그 선수들은 미리 준비했던 '낚시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팀 K리그가 8명을 바꿔줬다. 김진규, 전진우, 김동현, 이창민, 이동경, 박진섭, 조현우, 변준수가 벤치로 물러났고, 세징야와 루안, 아사니, 보야니치, 오베르단, 카이오, 안톤, 김경민이 새로 투입됐다. 뉴캐슬은 전반에 뛴 11명 그대로 나왔다.
팀 K리그가 위기를 넘겼다. 후반 5분 보야니치가 후방에서 패스 미스를 범했고, 이를 끊어낸 엘랑가가 오술라에게 패스했다. 오술라가 박스 안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김경민이 각을 잘 좁히며 막아냈다. 후반 15분 김영권이 어정원 대신 교체 투입됐다.
양 팀이 위협적 슈팅을 주고받았다. 후반 18분 오술라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에 맞혔지만, 수비 맞고 굴절되면서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후반 21분 루안이 뉴캐슬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배달했다. 침투한 토마스가 반대편으로 재차 패스했고, 아사니가 한 차례 접은 뒤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벽에 막혔다.
뉴캐슬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하우 감독은 후반 27분 해리슨 애쉬비와 맥스 톰프슨을 투입하며 크라프트와 포프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팀 K리그는 후반 30분 보야니치를 다시 빼고, 황도윤을 넣었다. 뉴캐슬은 토날리에게도 휴식을 주면서 트레비스 헤르네스를 투입했다.
한 골 차의 흐름이 계속됐다. 친선경기지만, 팀 K리그와 뉴캐슬 선수들 모두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았다. 후반 35분 오술라와 안톤이 서로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끈덕진 수비 끝에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드디어 박승수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섰다. 그는 후반 37분 오술라를 대신해 투입되면서 뉴캐슬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박승수에게 당연히 출전 시간을 부여하도록 노력할 거다. 선수뿐만 아니라 관중들에게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던 하우 감독의 예고대로였다.
박승수는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자신의 홈구장이었던 '빅버드'가 익숙하다는 듯 자신감 넘치는 현란한 드리블로 안톤과 세징야를 무너뜨리며 우레와 같은 함성을 이끌어냈다. 골대 뒤에 자리한 뉴캐슬 팬들도 "박승수! 박승수!"를 외치며 환호했다.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뉴캐슬은 막판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는 팀 K리그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finekosh@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