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노조 "왜 직원들이 경영 책임의 희생양? 복직할 때까지 투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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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8월 19일, 오후 02:48

KPGA노조가 19일 최근 단행된 징계 사태의 진상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KPGA노조가 19일 최근 단행된 징계 사태의 진상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MHN 김인오 기자) "부당 해고의 진실, 지속적으로 알리겠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노동조합(이하 KPGA노조)이 19일 오전 10시, 최근 단행된 징계 사태의 진상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해고된 직원 3명이 직접 참석해 해고 사유와 실제 경위를 증언했다. 

KPGA노조는 "대회 유치에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며 해고부터 단행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경영책임 은폐이자 고위임원 A씨의 가혹행위 사건 공론화에 대한 보복성 징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위임원 A의 괴롭힘 행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다름없으며, 협회가 사실상 그 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해고자 L씨는 지난해 투어챔피언십 우승자의 골프장 시즌권 시상 누락을 사유로 해고됐다. L씨는 "해당 시상 부문은 대회 현장에서 협회장에게 두 차례 대면 보고 후 최종 승인된 사안이었다"며 "시상 항목을 삭제하라는 결정은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었으며, 당시 보고 자리에는 다른 직원도 함께 있었다. 하지만 김원섭 회장은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번째 해고자 N씨는 병가 복귀 선수에게 규정을 구두로 잘못 안내했고, 상부에 보고를 누락했다는 사유로 해고됐다. 협회는 이를 '보고 은닉'으로 판단했지만 실제 경위는 달랐다고 주장했다.

N씨는 "고위임원 A의 결재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불거지자 오히려 은폐한 것으로 몰려 해고를 당한 것이다"며 "고위임원 A는 해당 사건이 불거지자 시말서 수정을 지시하며 '승인 받은 내부 기안 내용은 삭제하라'는 요구를 했다. 본인이 결재한 문서를 뒤집고 그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한 셈이다"고 밝혔다. 징계위원회는 시말서를 징계 근거로 삼았다.

또한 해당 사안은 2023년 1월 발생 건으로, 협회 사무조직규정 제17조(징계사유의 시효)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면 징계의결 요구를 할 수 없다'라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해고자 J씨는 △직원 생일자 쿠폰 지급 지연, △세금 신고 · 납부 지연, △KPGA빌딩 입주사 입대료 미납에 대한 금전적 손실, △협회장 해외출장 비용 집행 지체 등을 이유로 해고했다.

그 중 지난해 협회장의 영국-파리 해외출장 비용 집행이 지연되었다는 부분이 핵심 해고 사유였다고 주장했다. J씨는 "애초에 파리올림픽 출장 예산으로만 약 2200만원이 책정됐으나 영국 일정이 추가돼 실제 지출된 출장 비용은 약 6600만원이 넘었다. 당시 각 비용을 어떻게 집행해야 할지 회장이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던 시점이었고, 관련 비용을 신속히 집행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KPGA노조 관계자는 "김원섭 회장은 J씨를 회장실로 불러 비용 집행이 지연됐다"며 "거칠게 윽박질렀고, 닫힌 문 밖에서도 사무국 직원들이 들을 만큼 고성이 오갔다. 회장은 취임 전 부터 직접 거래해온 모 여행사에 비용 지급이 지연되며 '본인의 체면을 깎았다'는 사유로 호통을 쳤고, J씨 해고의 핵심 사유로 둔갑했다"고 주장했다.

KPGA노조는 과도한 출장비와 여행사 선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KPGA노조는 파리에서 체류한 9일동안 이용한 렌트 차량은 '벤츠 V클래스'로 하루 이용료만 약 250만원. 여기에 이 기간 현지 기사 채용 및 기타 부대비용까지 더한 금액은 약 2700만원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또한 KPGA노조 관계자는 "해당 여행사는 김원섭 회장이 취임 전부터 관계가 있던 미국의 현지 업체로 알고 있다. 한국 여행사가 아닌 미국에 있는 여행사를 지정한 이유가 궁금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KPGA노조는 "협회는 지난해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으로 발생한 약 6~7천만 원 규모의 임금체불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사무국 직원들의 임금도 제때 주지 않은 협회가 회장의 3주 해외출장에만 6천만 원이 넘는 비용을 사용하고, 그중 절반 가까이를 짧은 기간 고급 차량 운영 비용에 쏟아 부은 것이다"고 반발했다.

김원섭 KPGA 회장
김원섭 KPGA 회장

KPGA노조는 이번 해고 사태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김원섭 회장의 경영상 과실을 감추기 위한 책임 전가라고 지적했다.

KPGA노조가 이달 초 공개한 녹취록 속의 모 징계위원은 "대회도 지금 직접적으로 얘기하긴 뭐하지만 몇 개 없어질 것도 예상하고 있어서 회사도 이렇든 저렇든 구조 조정이 좀 필요한 상황이거든요"라고 발언했다.

KPGA노조 관계자는 "김원섭 회장 취임 이후 대회 유치에 잇따라 고배를 마셨고, 스폰서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경영의 책임으로 인정하기는커녕, 직원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징계 해고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KPGA노조는 "직원들을 희생양 삼는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부당하게 해고된 직원들이 복직 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기자회견 이후에도 해고자 3인의 세부 징계 사유와 이에 대한 반박 근거 및 주요 녹취록 등 관련 자료를 순차적으로 공개해 부당해고와 관련된 진실을 지속적으로 알릴 방침이다"고 밝혔다.

사진=KPGA노조,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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