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LAFC)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다니엘 레비 회장을 향해 마지막 헌사를 바쳤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8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레비의 충격적인 토트넘 퇴장에 대해 '품격 있는' 반응을 내놨다. 약 25년 만에 토트넘을 떠난 레비를 향해 헌사가 쏟아지고 있다. 손흥민도 가장 최근에 헌사 대열에 합류했다"라고 보도했다.
레비 회장은 최근 토트넘과 작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01년 에닉(ENIC) 그룹이 토트넘을 인수한 후로 쭉 토트넘 회장을 맡아왔으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레비 회장의 자진 사임이지만, 구단 차원의 선택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공식 발표 몇 시간 전에야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
레비 회장은 공도 과도 뚜렷한 인물이다. 그는 훌륭한 구단 재정 운영을 바탕으로 토트넘을 명실상부한 빅클럽 반열에 올려뒀다. 또한 62000석 규모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완공하는 등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최고 시설을 갖춘 팀으로 만들었다.
다만 돈을 너무 아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선수단 내에서조차 레비 회장이 우승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 토트넘의 주장이자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위고 요리스가 팀을 떠난 뒤 그의 야망 부족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디 애슬레틱' 역시 "제한된 임금 구조와 영입 자금 사용이 팬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감독도 25년 동안 14번이나 바뀌었다"라며 "대부분 팬들이 레비의 사임에 환호할 거다. 그가 충분한 야망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레비 회장이 토트넘에 진심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텔레그래프는 "레비의 측근들은 그의 사임과 그 방식이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토트넘은 레비의 삶 그 자체였다며 그가 당연히 비통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레비 회장은 평생 토트넘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주장 손흥민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이어 레비 회장까지 떠나보내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 중인 토트넘. 스퍼스 웹은 "토트넘은 레비 이후 시대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고 있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토트넘 팬들은 이제 루이스 가문이 새로운 성공 시대를 열고 싶어 한다는 소식에 기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토트넘 관계자들도 레비 회장의 하차에 깜짝 놀랐다. 과거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지도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도 소식을 듣고 충격받았다고 인정하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손흥민도 떠나는 레비 회장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지난 7일 미국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이 자리가 레비 회장의 퇴임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적절한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난 10년 동안 그곳에 있었다. 난 그가 그냥 여기서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손흥민은 "레비 회장은 25년 동안 토트넘에 있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가 걸어갈 길에 최고의 행운이 따르길 바란다. 난 그가 나를 위해 해준 일에 정말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손흥민은 레비 회장 최고의 영입 1위로 선정됐다. 영국 '팀 토크'는 "손흥민은 지난 10년을 통틀어 의심할 여지 없이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 공격수 중 한 명이었으며 진정한 토트넘의 전설이다. 그는 북런던에서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며 빌바오에서 17년 만의 토트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라는 점에서 (1위에) 매우 적합하다"라며 "훌륭한 선수, 훌륭한 사람, 그리고 레비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영입"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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