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 2025.9.13/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복귀 후 첫 승까지 오래 걸렸지만, 정말 개운하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8번째 도전 끝에 첫 승을 수확한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23)가 활짝 웃었다.
이의리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5볼넷 3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쳐 KIA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약 1년 동안 재활을 거쳤던 이의리는 복귀 후 8번째 등판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4월4일 KT 위즈전 이후 527일 만에 승리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앞서 7경기에 나가 승리 없이 3패만 당했고, 25⅔이닝 29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선발 투수로서 5이닝도 던지지 못한 경기가 다섯 번이나 됐다.
그러나 팀의 가을야구 운명이 걸린 시즌 8번째 등판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13일 열린 KBO리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쳐 527일 만에 승리를 수확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의리는 3회말 오스틴 딘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경기 후 만난 이의리는 "너무 못 던진 경기가 많았는데, 오랜만에 승리해서 정말 개운하다"며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시즌에 곧바로 정상 궤도에 오르는 투수는 거의 없다. 실전 감각도 떨어지고, 제구를 되찾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이의리는 점점 자기 궤도를 찾아가고 있으며, 최고 시속 152㎞ 빠른 공을 던지는 등 구위도 회복했다.
이의리는 "7월에 1군 복귀한 뒤로 조급한 마음이 컸다"면서 "형들은 '수술 복귀 시즌이 어렵다'고 위로해줬는데, 그럼에도 그 안에서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낌없이 도와준 이동걸 코치와 양현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의리는 "공을 날리는 게 많았다. 직전 SSG 랜더스와 등판 경기(2⅓이닝 7사사구 4실점)에서는 그런 공이 더 많아서 솔직히 많이 갑갑했다. 그때 이동걸 코치님과 양현종 선배님이 도와주셔서 투구 밸런스를 잘 잡아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13일 열린 KBO리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쳐 527일 만에 승리를 수확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그는 "양현종 선배님은 밥 먹는 시간도 반납하고 저와 계속 훈련까지 해주셨다. 이동걸 코치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계속 긍정적인 조언을 해주셨다. 그 덕분에 오늘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피홈런에 대해서는 "오스틴이 정말 잘 쳤다. 내 체인지업만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오늘 투구에서 되돌리고 싶은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래도 이 홈런은 이의리를 각성시켰다. 이의리는 3회말 2사 1루에서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은 뒤 7타자 연속 아웃 처리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KIA(61승4무65패)는 이의리의 호투에 힘입어 LG 상대 6연패를 끊었고,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삼성 라이온즈(65승2무65패)와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이의리는 "꼭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 잔여 14경기에서 거의 다 이겨야 포스트시즌을 바라볼 수 있다"며 "쉽지 않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또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서도 팀 승리를 위해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