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선발투수의 불펜 승부수가 첫 판부터 대실패로 끝났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은 시즌 막판 마운드 운영에서 승부수를 꺼냈다.
염경엽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투수 송승기의 불펜 기용을 언급했다. 전날 NC전이 우천 취소가 되면서 송승기의 선발 등판은 다음 주로 밀렸다. 대신 13~14일 KIA전에 불펜 대기를 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승기는 오늘 중간으로 써볼 생각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8일을 쉰 상태다. 다음 등판에 들어가면 십며칠 넘게 쉰다. 경기 감각도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해서, 오늘 안 던지면 내일 던진다. 포스트시즌에도 중간에 던져야 하니까, (오늘, 내일) 불펜으로 1~2이닝 던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불펜을 보강하는 임시방편이자,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측면도 있다. 지난해 손주영은 정규시즌에 선발로 던지고, 포스트시즌에 중간으로 투입됐다. LG는 시즌 후반 불펜이 불안하다. 52억 FA 장현식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9월 6경기에서 LG 불펜은 평균자책점 8.53으로 리그 최하위다.
염 감독은 “상대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최종 순위가 결정되면 확인을 할거고, 주영이도 시즌에서 중간에 던질 상황이 발생할거다. 지금 계속 중간이 흔들리면, 승부처가 됐을 때는 포스트시즌 모드로 움직일 거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들이 이틀 쉬고 불펜 피칭해야 할 날짜에 불펜 피칭을 안 하고 경기에서 중간에 1~2이닝 들어갈 준비를 하라고 통보해 놓은 상태다. 그제 경기부터 준비는 하라고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질 수 있으니 연습할거다고 투수코치가 선발들에게 다 통보했다. 외국인 투수도 포함해 선발 5명 모두 중간으로 던질 준비를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선발투수들을 관리를 해 왔기에 시즌 막판 변칙이 가능하다. 염 감독은 “지금까지 아껴놓은 게 있어서 지금 (중간으로) 써도 그렇게 큰 과부하가 안 걸리기 때문에, 전반기 휴식을 한 번 줬고, 지금도 휴식을 주면서 해왔고 6~7일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고 있다. 다음 선발 등판에 무리가 안 되는 선에서 1이닝 쓸 거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승기 불펜 투입은 실패로 끝났다. LG는 2-3으로 뒤진 8회초 필승조 김영우가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1사 후 위즈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2루 위기가 됐다.
좌완 송승기가 좌타자 오선우 타석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첫 구원 등판이다. LG는 실점없이 막아내고 8회말, 9회말 공격을 기대했다.
하지만 송승기는 초구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한가운데로 밋밋하게 몰리는 실투였다. 오선우가 우전 안타를 때려 2루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스코어는 2-4로 벌어졌다. 이후 1사 1,2루에서 한준수를 삼진, 김호령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이닝이 끝났다.
송승기는 9회초에도 던졌고, 선두타자 박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박찬호는 번트 자세에서 강공으로 전환해 우전 안타를 때렸다. 무사 1,3루 위기가 됐다. 김규성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3루수 문보경이 서두르다 놓쳤다. 3루수 포구 실책을 하면서 3루주자가 득점했다. 점수는 2-5로 벌어졌다.
무사 1,2루에서 KIA는 더블 스틸을 시도했는데, 포수 박동원이 2루주자를 3루에서 태그 아웃시켰다. 송승기는 대타 정해원을 삼진으로 잡았다. 2사 2루에서 나성범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허용해 2-6이 됐다. 송승기가 내려가고, 배재준이 구원투수로 올라와 이닝을 끝냈다. 송승기는 1⅓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실점(비자책), 불펜 투입은 아쉬운 결과였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