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527일 만에 승리 기쁨을 누렸다.
이의리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3피안타 1피홈런 5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97구를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다. 직구 44개, 슬라이더 26개, 커브 15개, 체인지업 12개를 던졌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 중반에 복귀한 이의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7경기 3패 평균자책점 10.17로 부진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의리가 지난 번 잠실에서 잘 던졌다"며 기대했다.
1회 톱타자 신민재를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냈다. 문성주를 초구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처리했다. 오스틴을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이닝을 마쳤다. 2회 2사 1,2루 위기에서 최원영을 2루수 땅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1-0으로 앞선 3회 2사 후 문성주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스틴에게 초구 직구를 얻어맞아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4회와 5회 연속 삼자범퇴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6회 선두타자 오스틴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4번 문보경을 2루수 땅볼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다.
KIA는 5회 2사 후 윤도현과 박찬호의 연속 안타와 상대 좌익수 포구 실책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6회 최형우가 역전 솔로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8회 오선우의 1타점 적시타, 9회 상대 수비 실책과 나성범의 1타점 적시타로 6-2로 달아나 승리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선발투수 이의리의 구위에 힘이 느껴졌다. 볼넷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상대타자들과의 승부를 잘 가져갔다”고 칭찬했다.
이의리는 경기 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527일 만에 승리 소감으로 “좀 개운하고, 좀 오래 걸린 것 같은데,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되게 좋습다”고 웃으며 말했다. ‘울컥하지 않아 보인다’는 말에 “울 것 까지야, 지금 못 던진 경기가 많아서 그것 때문에 울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0점대였다.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이의리는 “좀 많이 조급했던 것도 맞는 것 같고, 형들이 계속해서 복귀 첫 시즌은 좀 어렵다고 얘기하셨다. 계속 어쩔 수 없이 안 되나 보다는 방법을 찾아야 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금도 그렇고 다음 등판도 그렇고, 계속해서 잘 유지할 수 있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8월 28일 SSG전(2⅓이닝 4실점) 이후 16일 만에 등판이었다. 이의리는 “우선 공이 날리는 게 많이 줄긴 했었는데 문학에서 갑자기 많이 날려가지고, 그때는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는데, 그래서 좀 어려운 시간이었다. 이제 현종 선배님이랑 이동걸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밸런스 부분을 잘 정립해서, 오늘 경기도 조금 날린 것들이 있는데, 위아래로 날리는 거는 조금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는 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의 조언에 대해, 이의리는 “수술받고 나서 지금 팔도 조금 낮은 느낌이고, 그리고 뒷공간이 좀 부족하다 보니 공이 약간 11시 방향으로 계속해서 날리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일정하게 날려서 좀 잡을 수 있겠다 생각하고 현종 선배님이 밥 먹는 시간도 반납하시며 계속 훈련하는 거 도와주시고 이동걸 코치님도 결국에는 방법을 찾아야 되고, 찾을 수 있다고 계속 좋은 말씀 해주셔서 지금 좋은 투구 한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8월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고, 이날도 잠실구장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의리는 “잠실구장 자체가 조명이라든지 뭔가 집중이 잘 되게 돼 있는 것 같아요. 창원이랑 잠실을 좀 좋아하는 것 같고, 아무래도 경기장이 크다 보니까, 또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해서 좋은 결과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8번째 경기에서 드디어 첫 승을 거뒀다. 이의리는 “조바심은 생각 없었는데 마음속에 그런 게 조금은 있었나 봐요. 해야 될 때 못하고 자꾸 그렇게 돼버리니까 조급함이 조금 생겼다. 처음에 한 4경기 정도까지 괜찮다가 그다음부터는 조바심이 살짝은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남은 시즌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은지 묻자, 이의리는 “가을 야구 가고 싶습니다. 남은 경기 다 이겨야 아마 가을 야구가 가능할건데, 안 일어나라는 법은 없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뒤에서 계속 응원하고 또 잘 던지고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포부가 등판 경기 다 이기는 거였는데 쉽지 않네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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