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수원에서 0-6이 6-6이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연장 접전 끝 6-6 무승부를 거뒀다.
KT는 71승 5무 68패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5위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나갔다. 오는 4일 창원NC파크에서 펼쳐지는 NC 다이노스-SSG 랜더스 최종전에서 NC가 패하면 극적으로 가을야구 막차에 탑승한다. 반대로 NC가 승리하거나 비기면 5위의 주인은 NC가 된다. 한화는 83승 4무 57패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홈팀 KT는 한화 선발 박준영을 맞아 허경민(3루수) 김민혁(좌익수) 안현민(우익수) 강백호(지명타자) 황재균(1루수) 장성우(포수) 앤드류 스티븐슨(중견수) 김상수(2루수) 장준원(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틀 전 SSG 랜더스전 역전패로 2위가 확정된 한화는 KT 좌완 선발 오원석을 맞아 이원석(중견수) 권광민(1루수) 최인호(좌익수) 노시환(3루수) 이진영(지명타자) 이도윤(유격수) 김태연(우익수) 허인서(포수) 황영묵(2루수) 순의 1.5군급 오더를 제출했다. 주전 3루수 노시환만 데뷔 첫 144경기 전 경기 출전을 위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T는 1회초 일찌감치 한화에 주도권을 내줬다. 오원석이 이원석-권광민 테이블세터의 연속 안타로 처한 무사 1, 3루 위기에서 최인호에게 3점홈런을 헌납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가운데로 몰린 134km 슬라이더가 야속하게도 비거리 129m 우월 홈런으로 이어졌다. 오원석은 이진영을 볼넷, 이도윤을 좌전안타로 내보내며 계속 흔들렸고, 내일이 없는 이강철 감독은 경기 개시 10분 만에 오원석을 내리고 패트릭 머피를 올리는 초강수를 띄웠다.
패트릭도 구세주는 아니었다. 첫 타자 김태연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은 뒤 허인서의 3루수 땅볼로 이어진 2사 2, 3루 위기에서 9구 승부 끝 황영묵 상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원석의 안타로 계속된 2사 1, 2루 위기를 권광민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극복했으나 이미 6점을 내준 뒤였다.
KT는 1회말 1사 후 김민혁, 안현민이 연달아 볼넷을 골라냈지만, 강백호가 3루수 인필드플라이, 황재균이 우익수 뜬공으로 침묵했다. 이어 신예 박준영을 상대로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끌려갔다.
KT 타선이 0-6으로 뒤진 5회말 힘을 냈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볼넷, 대타 이정훈이 중전안타로 무사 1, 3루 밥상을 차린 가운데 허경민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첫 타점을 책임졌다. 이어 안현민이 좌전안타, 강백호가 볼넷으로 만루를 채웠고, 황재균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2-6 4점차 추격을 가했다. 다만 계속된 2사 만루 찬스는 장성우가 루킹 삼진을 당하며 무산됐다.
KT는 2-6으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대타 이호연과 김민혁의 안타를 치며 마지막 추격 불씨를 살렸다. 이어 안현민, 강백호가 연달아 적시타를 치며 2점차 추격을 가했다. 황재균이 유격수 야수선택으로 물러났으나 장성우의 사구로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스티븐슨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2타점 2루타를 치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김상수의 사구로 끝내기 만루 기회를 이어갔으나 이호연이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KT는 10회말 1사 후 김민혁이 사구, 안현민이 2루수 포구 실책으로 연달아 출루하며 1사 2, 3루에 위치했다. 하지만 유준규 타석 때 누상의 주자 2명이 모두 아웃되며 허무하게 이닝이 종료됐다. 유준규의 헛스윙 번트 때 3루주자 김민혁이 3루와 홈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는데 이 과정에서 김민혁에 이어 2루주자 안현민까지 아웃을 당했다.
KT 선발 오원석은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 20구 최악투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올라온 패트릭이 7⅔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96구 역투를 펼치며 극적 무승부를 뒷받침했다. 이상동은 1이닝 무실점, 박영현은 2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한화 선발 박준영은 5이닝 3피안타 6볼넷 3탈삼진 2실점 110구 깜짝 호투에도 불펜 난조에 승리가 불발됐다. 마무리로 나선 윤산흠의 1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실점 난조가 뼈아팠다. 이원석, 최인호, 이도윤의 멀티히트 활약도 무승부에 빛을 보지 못했다.
한화는 오는 17일 대전에서 준플레이오프 승리팀과 대망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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