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혹사왕’ 빈센트 콤파니 감독이 또다시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를 밀어붙이고 있다.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훈련에도 제대로 나서지 못한 김민재를 프랑크푸르트전에서 강행 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독일 매체 ‘빌트’는 3일(한국시간) “김민재가 최근 팀 훈련에 불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2차전 파포스 FC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5-1 완승을 이끌었지만, 경기 중 통증을 참고 뛰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매체는 “전반 도중 강한 충격을 받은 뒤에도 끝까지 경기를 치렀고, 종료 후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며 “이번 훈련 불참은 부상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신중한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콤파니 감독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오는 5일 프랑크푸르트 원정을 앞두고 있는 뮌헨은 여전히 김민재 출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콤파니 감독은 4일 기자회견에서 “김민재는 아마도 출전할 것”이라며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어떤 형태로든 스쿼드에 포함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민재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독일 ‘TZ’는 “김민재는 파포스전에서 발 부상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견봉쇄골 관절낭까지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9월 20일 호펜하임전에서 교체 아웃을 불렀던 종아리 근육 스트레스 반응에 이어 불과 2주 만에 발생한 또 다른 부상이다.
여기에 프랑크푸르트는 김민재에게 악몽과도 같은 상대다. 그는 지난 시즌 10월 프랑크푸르트전(3-3 무승부)에서 아킬레스건을 다쳤고, 그 여파로 염증이 여름 클럽 월드컵까지 이어졌다. 당시 부상으로 월드컵 무대까지 놓친 김민재는 올 시즌 부상을 털고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또다시 비슷한 악몽을 겪고 있는 셈이다.
현재 김민재는 발과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3일과 4일 진행된 팀 훈련에 모두 불참했다. 구단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콤파니 감독은 다르다. 그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벤치 옵션으로라도 그를 포함시키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TZ는 "프랑크프루트전에서 신입생 요나탄 타가 우파메카노와 함께 중앙 수비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콤파니 감독은 필요하다면 김민재를 투입하겠다는 계산이다"라면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라도 김민재를 벤치에 앉히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황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에도 아킬레스건 문제를 안고 경기를 강행하다 결국 클럽 월드컵을 놓쳤다. ‘빌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구단이 철저히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시즌 초반부터 챔피언스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핵심 수비수가 장기 결장할 경우 전체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한국 대표팀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김민재는 오는 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와의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있으나,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미 김민재의 건강 이상 징후를 전달받고 그의 몸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비의 핵심이자 리더인 김민재의 존재 여부는 팀 전술뿐만 아니라 선수단 안정감에도 큰 차이를 만든다. 부상이 길어지거나 출전이 무산된다면, 이번 A매치에서 얻을 수 있는 전술적 이익도 상당 부분 줄어들게 된다.
결국 관건은 콤파니 감독의 결단이다. 무리한 출전을 감행해 단기적인 승리를 노릴지, 아니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철저한 회복을 택할지에 따라 김민재의 시즌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의 행보를 보면 콤파니가 ‘혹사’를 감수하면서까지 김민재를 기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선택은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