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흥민이 형, 정말 사랑해!"...'인종차별 논란→함께 우승' 벤탄쿠르, 토트넘과 장기 재계약 "더 많은 시간 즐기고 싶어"

스포츠

OSEN,

2025년 10월 04일, 오전 06:26

[OSEN=고성환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28)가 토트넘 홋스퍼와 장기 동행을 이어간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벤탄쿠르가 클럽과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2022년 1월 유벤투스에서 합류한 28세 벤탄쿠르는 지금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22경기에 출전해 9골을 넣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정확한 계약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9년까지 장기 계약이 유력하다. 사실상 4년 계약인 셈.

사실상 전성기를 토트넘에 바치기로 한 벤탄쿠르. 그는 "정말 기분이 좋다. 이 환상적인 클럽과 함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우리 가족은 행복하다. 매일 열심히 훈련하는 멋진 친구들과 팀원들이 있다. 난 이 클럽을 정말 좋아하고, 여기서 정말 행복하다"라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유로파리그 우승은 환상적인 순간이었다. 지금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트로피를 차지하고 싶다. 우리는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주장을 만나게 됐다. 난 토트넘에서 더 많은 시간을 즐기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우루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토트넘 중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이다. 그는 2022년 유벤투스에서 부진하던 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토트넘에 합류했다.

이는 벤탄쿠르의 커리어를 바꿔놓는 전환점이 됐다. 그는 토트넘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장기 부상으로 쓰러진 뒤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있지만, 여전히 토트넘 미드필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벤탄쿠르의 장기적인 미래는 불투명했다. 그는 2026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됐기 때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벤탄쿠르를 원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하지만 그는 토트넘과 계약 연장에 서명하면서 이적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벤탄쿠르가 클럽에 자신의 미래를 바치게 돼 매우 기쁘다. 이는 우리가 여기서 구축하고 있는 일에 대한 그의 믿음과 우리가 정말 특별한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벤탄쿠르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경기를 좌우하고, 팀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환상적 미드필더다. 박스 안에 도착해 득점할 수 있는 능력도 지녔다"라고 기뻐했다.

지난여름 손흥민과 10년 만에 작별한 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토트넘이다. 차기 주장으로 선임한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재계약을 맺은 데 이어 벤탄쿠르까지 붙잡으면서 프랭크 감독과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벤탄쿠르는 앞으로도 주전과 로테이션을 오가며 토트넘 중원을 책임질 전망이다.

벤탄쿠르는 토트넘에서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2023년 2월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1년 가까이 자리를 비웠지만, 긴 재활을 딛고 돌아와 활약 중이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 풀타임 활약을 펼치는 등 토트넘의 우승에 힘을 보탰고, 프랭크 체제에서도 중용받고 있다.

다만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로 논란을 집기도 했다. 그는 2023년 여름 우루과이 매체와 인터뷰 도중 "손흥민과 그의 사촌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는 몰지각한 발언을 뱉었다. 이는 아시아인들에 대한 명백한 인종차별. 비판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라며 손흥민에게 사과를 전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줬지만,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그에게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 8900만 원)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토트넘 내부 징계는 따로 없었다.

팬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손흥민과 벤탄쿠르는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갔다. 벤탄쿠르는 UEL 우승 직후 무릎을 꿇고 첫 우승에 감격한 손흥민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끌어안기도 했다. 마침내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 손흥민을 감싸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뒤에도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의 주장, 나의 형제, 나의 친구이자 팀 동료! 함께한 이 모든 시간들에 정말 고맙다. 네가 선수로서 어떤 사람인지 모두가 알지만,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기억하겠다"라고 적었다.

또한 벤탄쿠르는 "첫날부터 따뜻하게 맞아준 마음으로, 그리고 수많은 고난 끝에 우리는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어린 시절 토트넘에 왔던 네가 전설이 되어 떠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에 고맙다 형제여. 네가 너무 그리울 거다! 새로운 여정에서 너와 네 가족이 최고의 순간들을 맞이하길 바란다! 곧 다시 만날 수 있길, 전설이여. 정말 사랑한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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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벤탄쿠르, 토트넘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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