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2년 전 메이저리그에서 12승을 거뒀던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31)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사실상 방출되며 FA로 풀렸다.
더닝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FA가 됐다. 그 전날 애틀랜타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트리플A 그윈넷 스트리퍼스로 이관된 더닝은 마이너행을 거부하고 FA 자격을 얻었다.
지난 7월19일 내야수 호세 루이스와 현금의 반대급부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된 더닝은 7경기 모두 구원 등판, 10이닝 13실점(12자책) 평균자책점 10.80으로 난타를 당했다. 3번이나 빅릴그 콜업과 트리플A 강등을 반복했고, 40인 로스터 제외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 한국인 어머니 정미수 씨 사이에서 태어난 우완 투수 더닝은 한국계 2세로 왼팔 이두에 ‘같은 피’라는 한글로 새긴 문신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정체성이 뚜렷한 선수. 201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상위 지명된 유망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된 뒤 토미 존 수술을 거쳐 2020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첫 시즌을 마친 뒤 올스타 투수 랜스 린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고, 2021년부터 4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핵심 투수로 활약했다. 특히 2023년에는 35경기(26선발·172⅔이닝) 12승7패3홀드 평균자책점 3.70 탈삼진 140개로 활약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해 텍사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하며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불과 2년 전까지 우승팀 핵심 투수였지만 지난해 어깨 부상 이후로 커리어가 꺾였다.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주무기 싱커 평균 구속이 전년 대비 시속 1.2마일(1.9km)이나 하락하며 구위가 떨어졌고, 26경기(15선발¤95이닝) 5승7패 평균자책점 5.31 탈삼진 19개로 부진했다.
올해도 시범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시즌 전 텍사스에서 양도 지명(DFA) 된 더닝은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로 계약이 이관돼 마이너리거로 신분이 바뀌었다. 4월과 7월에 콜업 후 3이닝 세이브를 한 번씩, 총 2개를 올렸지만 트리플A를 들락날락했다.
결국 7월 중순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된 뒤 반등은커녕 성적이 더 떨어지면서 입지가 축소됐다. 올 시즌 전체 성적은 12경기(20⅔이닝) 2세이브 평균자책점 6.97 탈삼진 21개 WHIP 1.50 피안타율 2할8푼6리. 모든 면에서 2020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기록이었다. 싱커 구속은 전년 대비 시속 0.5마일(0.8km) 상승하며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좋을 때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도 18경기(14선발·69⅓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4.67 탈삼진 65개로 아주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야구대표팀 합류도 쉽지 않은 성적. 2023년 5월 ‘댈러스모닝뉴스’와 인터뷰에서 더닝은 “한국대표팀으로 참가한다면 나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도 의미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지만 지금 상태로는 대표팀 발탁이 어렵다.
메이저리그 잔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더닝으로선 이제 KBO리그의 문도 두드려 봐야 할 시저이 됐다. 더닝과 동갑내기인 한국계 투수 미치 화이트가 올해 KBO리그에 왔다. SSG 랜더스에서 24경기(134⅔이닝) 11승4패 평균자책점 2.87 탈삼진 137개를 기록하며 연착륙했다. 전체적인 커리어는 화이트보다 훨씬 높은 더닝이지만 최근 폼은 지난해 이맘때 화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KBO리그에 온다면 충분히 상급 외국인 투수로서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