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투수 변화구를 알고 쳤다” WC 18점 뽑은 다저스 타자들 티핑 논란

스포츠

OSEN,

2025년 10월 04일, 오전 07:20

LA 다저스 공식 SNS

[OSEN=백종인 객원기자] LA 다저스가 디비전 시리즈(NLDS)를 준비 중이다. 5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승부를 벌이게 된다. 5판 중 3번을 이기면 되는 싸움이다.

앞서 1차 관문은 가뿐하게 통과했다. 와일드카드(WC) 시리즈를 2게임으로 끝냈다.

화끈한 공격력 덕분에 얻은 승리였다. 1차전 10-5, 2차전은 8-4로 이겼다. 두 경기에서 터진 안타는 무려 28개(15+13)다. 이 중 5개는 홈런이다.

신시내티 레즈의 마운드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흔한 일은 아니다. 가을야구는 보통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다. 에이스급 투수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몇 전문가들은 티핑(tipping) 의혹을 제기한다. 다저스 타자들이 상대 투수의 공을 알고 쳤다는 말이다.

ESPN의 잘 알려진 기자 버스터 올니의 주장이다. 팟캐스트 ‘베이스볼 투나잇’을 통해 이렇게 얘기한다.

“내 생각에는 다저스가 (1차전 선발) 헌터 그린의 버릇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잘 공략했다고 생각한다.” 그린은 3이닝 동안 5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여기에 제시 로저스 기자도 적극적으로 호응한다. “난 전문가도 아니고, (올니) 당신과 여기에 대한 말을 나눈 적이 없지만, 사실 같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고 동의한다.

역시 ESPN의 애널리스트 에두아르도 페레스도 비슷한 견해다. “레즈 투수들이 변화구를 던질 때마다 다저스 타자들은 그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타이밍을 잡는 것이나, 스윙의 반응이 그랬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어 “이건 다저스의 무시할 수 없는 큰 장점이다.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서 빅 게임에 출전한 경험이 많은 타자들로 라인업을 꾸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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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지역 언론도 이 주장에 힘을 싣는다. ABC계열의 방송사인 WCPO 9 뉴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당시 중계화면에 이런 장면이 잡혔다. 1차전 5회(스코어 5-0)였다. 바뀐 투수가 등장한다. 이때 다저스 코치가 태블릿 PC를 다음 타자(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보여준다. 한참 들여다보던 테오스카가 코치를 향해 빙긋이 웃는다. 그러더니 타석에 들어가서 홈런을 쳐내더라.”

미국에서는 티핑 혹은 티핑 피치(tipping pitch)이라고 부른다. 우리 현장에서는 일본식 용어 ‘쿠세(くせ)’라는 말로 통한다. 투수의 버릇을 구별해 내는 일이다. 그러니까 직구와 변화구 때의 세밀한 차이를 읽는 ‘기술’이다.

이건 사인 훔치기(cheating)와는 엄연히 다르다. 규칙을 어긴 것도 아니고,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일도 아니다. 따라서 욕먹을 일도 아니다. 비난이나 지탄의 대상과도 거리가 멀다.

불문율과도 관계없다. 오로지 노력과 관찰의 결과다.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또 안다고 모두 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실행할 수 있는 능력과 감각이 동반돼야 한다.

특히 큰 게임에는 이런 논란이 잦다. 작년 가을에는 반대로 다저스가 피해자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NLDS 때였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1차전에서 탈탈 털렸다. 3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다음 날 LA 타임스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야마모토가 위기의 순간에 스플리터를 활용했다. 하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파드리스 타자들은 스플리터 6개 중에 4개를 공략했다. 이중 홈런 1개와 2루타 2개가 포함됐다.”

아무튼. 그럼에도.

진 쪽은 화가 치민다. 신시내티 쪽 여론이 들끓는다. ‘그러니까 태블릿 PC 같은 전자 기기는 덕아웃에 가져가면 안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라며 부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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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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